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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빚쟁이로 전락한 소말리아 해적 “봄날은 갔다”

등록 2012-09-26 20:41수정 2012-09-27 18:05

소말리아 해적. 한겨레 자료사진
소말리아 해적. 한겨레 자료사진
각국 소탕작전·선박 무장강화로
납치건수 급감해 빚쟁이로 전락
호화빌라 쇠락·유흥산업도 몰락
한때 국제사회의 큰 골칫거리였던 소말리아 해적들이 요즘 카드놀이나 바닷가재 잡이로 소일하고 있다. 각국 해군의 단속과 선박들의 자체무장으로 해적활동이 쇠퇴하며, 유흥산업으로 흥청망청하던 갈카요와 호뵤 등 소말리아 중부 연안도시들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유럽연합 해군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이 납치한 선박 수는 지난 2009년 46척, 2010년 47척이었지만, 2011년에는 25척에 그쳤다. 특히 2011년 소말리아 해적들은 모두 176건의 선박 공격을 감행하며 역대 최고로 활발한 활동을 보였으나 납치 성공은 25척에 그쳤다. 해적들의 선박 공격이 성공적으로 격퇴되고 있다는 신호다. 올해 들어서는 모두 5척의 선박을 납치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난 5월10일 리비아 선적의 MV스미르니호를 나포해 26명의 선원을 납치·억류하고 있는 것이 끝이다.

2008년부터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 소탕 작업을 지속적으로 펴온 유럽연합 해군을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해군의 단속 작전이 결정적이었다. 올해 5월부터 유럽연합 해군은 임무를 강화해 육상에 있는 해적 무기와 장비, 연료들을 파괴했다. 일본 항공 자위대까지 가세해, 소말리아 연안 상공을 비행하며 해적들의 동향을 인근 선박들에 알려주고 있다. 상선 등 민간선박들도 인근을 순시중인 해군 함정과 수시로 교신하는 한편 자체 경비를 강화했다. 무장 경비병과 해적들이 선박에 기어오르는 것을 막는 철조망과 물대포 등도 설치했다.

해적들은 선박과 무기, 연료 등을 마련하려고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도망자 신세다. 갈카요에서 만난 해적인 아브디리자크 살레는 한때 경호원과 하녀를 거느리며 살았으나 요즘은 빚쟁이를 피해 누추한 판잣집에서 산다. 해적들에게 돈을 빌려주던 금융업자 파르도사 모하메드 알리는 “해적들은 파산했고 피난민처럼 살고 있어 이제 더이상 접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1045명의 해적들이 현재 21개국에 체포되어 사법절차를 밟고 있다. 해상에서 단속과 기상 악화, 사고 등으로 죽은 해적 수는 통계조차 내기 힘들다.

이 지역 유흥산업 경기도 몰락했다. 해적 붐이 절정이던 때는 차 한잔에 50센트까지 올랐으나, 이제는 5센트에 불과하다. 해적 출신 모하메드 압둘라 아덴은 과거 직업이던 동네 축구코치로 돌아갔으나, 한달 월급이 해적 시절 하룻밤 유흥비에도 못미친다. 하룻밤에 1000달러를 챙겼던 성매매 여성들도 떠나고 있다. 호뵤의 시장인 알리 듀알레 카히에는 “해적은 인플레와 도덕적 문란, 치안부재를 낳은 주범이어서, 그들이 없어야 생활과 문화가 개선된다”고 말했다.

지난 두달간 계속된 이 지역의 몬순 뒤인 올해 하반기는 소말리아 해적 쇠퇴가 항구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는지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유럽연합 해군 쪽은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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