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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 여성32명, 온몸으로 “드론 반대”

등록 2012-10-04 20:15

반전단체 ‘코드핑크’ 파키스탄서 시위
무인기 공격 오폭많아 반발 불러
피해자 95%가 조직원 아닌 민간인
서른두명의 미국 여성들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집결했다.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몸으로 막기 위해서다.

영국 <가디언> 등은 미국의 여성 반전단체 ‘코드핑크’의 대표들이 이슬라바마드에 도착해 드론 반대 활동을 시작했다고 3일 보도했다. 참가자는 22살부터 80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지만 대부분은 중년 여성들이라고 코드핑크 공식 누리집은 밝히고 있다.

이들의 첫번째 목적은 파키스탄 야당이 준비한 평화행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크리켓 스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임란 칸이 이끄는 정의운동당(PTI)이 주도하고 있는 이 행진은,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해 다음달 초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인 남와지리스탄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와지리스탄은 현재 이슬람 과격 무장 세력이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산악지대로 알카에다의 주요 은신처로 꼽혀 미군의 드론 공격이 집중되는 곳이다.

그러나 이 행진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와지리스탄주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행진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이 행진 도중에 드론 폭격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 지역이 워낙 폭력사태가 빈번한 탓에 행진이 취소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코드핑크의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운동가 메디 벤자민은 “사실대로 말하자면, 우리가 와지리스탄에 가는지 안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만약 우리가 가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전세계는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와지리스탄 지역에서 드론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을 면담했고, 파키스탄 정보부(ISI) 인사들과 미국 외교관들을 만나는 등 활발한 반전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행진이 끝난 뒤에는 이슬라마바드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단식시위도 벌일 예정이다. 이 대표단에는 미국의 전 외교관이자 군 대령이었던 메리 앤 라이트도 포함돼 있다. 그는 드론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개인적인 처형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미군은 알카에다 수뇌부를 제거하기 위해 와지리스탄 지역에 드론 공격을 강화하고 있지만 민간인을 오폭하는 경우가 많아 파키스탄 내부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뉴 아메리칸 파운데이션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파키스탄 국내에서의 미군 드론 공격은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330차례에 이르며 사망자는 적게는 1800여명에서 많게는 3100여명에 이른다. 사망자 중 어린이가 176명에 이르는 등 무고한 피해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 2002년 미국의 이라크전을 반대하기 위해 창설된 코드핑크는 드론 공격 피해자의 95%가 알카에다 조직원이 아닌 민간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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