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엿새째 폭격을 퍼부으며 100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이 정전 협정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힐러리 클린터 국무장관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보내는 한편 이스라엘 거주 미국인의 대량 탈출사태에 대비해 수륙양용 미국 함정 3척을 급파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전략정보분석기업 <스트랫포>는 19일 자정께 9명의 이스라엘 내각 구성원들이 모여 몇시간 동안 정전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를 중심으로 정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강화되고 있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정전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커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다만 가자지구에서 어린이 등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국제여론이 악화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마저 지상군 투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이스라엘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무작정 정전을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가자 지구에서 이번 사태로 최소 111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800여명이 넘어서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망자 중 절반 가량인 56명이 민간인이고 이 중에 어린이는 30여명이 넘는다.
미국은 힐러리 국무장관을 20일 급파해 연쇄회담을 벌이는 한편 함정 3척을 보내 격렬한 충돌이 일어날 경우 미국인을 피신시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잇따라 만나 정전협정 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20일 카이로에 도착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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