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정부, 회원국에 지위격상요청
ICC에 이스라엘 제소할 수 있어
ICC에 이스라엘 제소할 수 있어
팔레스타인이 국제적 사법기관을 통해 이스라엘의 잔혹 행위를 고발할 날이 올 것인가.
29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격상과 관련한 투표가 실시된다. 이날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8일간의 교전을 끝낸 지 일주일 되는 날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국제사회에 형성된 팔레스타인 동정론이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8일 193개 유엔 회원국에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현행 ‘비회원국 옵서버 조직(entity)’ 에서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로 격상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옵서버 조직, 옵서버 국가 모두 표결권이 없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옵서버 국가가 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고, 유엔 산하기구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현재 옵서버 국가는 바티칸이 유일하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유엔에 정회원 가입을 신청했다가 미국·영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올해엔 그보다 더 낮은 수준의 지위 격상안을 제출했다.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는 총회에서 단순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된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팔레스타인이 무난하게 옵서버 국가 지위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공개 지지를 선언한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연합(EU) 27개국 중 절반 이상이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이다. 팔레스타인은 130개국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했다고 자체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투표가 오히려 팔레스타인 내부의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팔레스타인 전체의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유엔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은 시간낭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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