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숭이 우주비행사’는 가짜?

외신 “실험전·후 원숭이 사진 달라”
이란 쪽 “사진 바뀐 건 실수 일뿐”

로켓을 타고 우주에 다녀온 ‘이란 원숭이’가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전·후’ 사진 속 원숭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2일 이란 언론들이 공개한 ‘원숭이 우주비행사’의 실험 전후 사진 속 원숭이가 서로 다르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28일 원숭이를 로켓에 태워 해발 120㎞의 우주공간에 진입시킨 뒤 무사히 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관영·반관영 언론들은 원숭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유인우주선 발사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 언론이 공개한 로켓 발사 전 사진을 보면, 벨트에 묶여 있는 원숭이는 밝은 잿빛 털을 가지고 있으며 오른쪽 눈 위에는 빨간색 사마귀가 있었다. 그런데 귀환 이후 이란의 텔레비전이 방송한 화면을 <에이피> 통신이 갈무리한 사진 속의 원숭이는 짙은 갈색 털에 사마귀도 보이지 않는다. 이란의 우주실험 당국자인 모하마드 에브라히미는 <에이피> 인터뷰에서 두 사진 속 원숭이가 다른 것은 ‘보도 실수’라고 주장했다. 3~5마리의 원숭이를 테스트한 뒤 ‘개척자’라는 원숭이를 우주에 보냈는데, 언론사에서 다른 원숭이의 자료사진을 발사 전 사진으로 잘못 보도했다는 것이다. 그는 “확실히 말하건대, 원숭이는 건강하고 우주비행은 원숭이에게 어떤 물리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며 실험 성공을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텔레그래프> 등 서방 언론에서는 실험 도중에 원숭이가 죽었기 때문에 이란이 원숭이를 바꿨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지어 실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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