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미 협박에 겁먹지않아”
자국 ‘비둘기파’에도 경고성 발언
다자회담도 난관…긴장고조 우려
자국 ‘비둘기파’에도 경고성 발언
다자회담도 난관…긴장고조 우려
이란이 자국의 핵개발과 관련한 미국의 직접대화 제의를 일축했다. 이란 핵개발과 관련한 타협 전망이 다시 어두워졌다. 이란 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버락 오바마 2기 외교팀의 노력이 출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중동의 긴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6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최근 제안한 양국의 양자대화를 거부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대화가 아니면 너희들은 죽을 것’이라고 말하며, 당신들은 이란에 대해 총을 겨누고 있다. 이란은 그런 협박에 겁먹지 않을 것이다. 대화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이란의 핵개발 노력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는 한 대화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메네이의 성명은 이란 공군 사령관들을 만난 뒤 나왔다. 하메네이는 또 “나는 외교관이 아니다. 나는 혁명가이고, 내 말을 솔직하게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 내부의 일부 분파들이 “나약함” 때문에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앞서 바이든 부통령의 직접대화 제의에 긍정적 의사를 보인 바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이런 언급은 살레히 외무장관 등 이란 내부 협상파의 입지를 줄여버렸다.
오는 25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릴 이란과 6개국(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과의 이란 핵개발 관련 국제회의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졌다. ‘워싱턴이 이란에 총을 겨누고 있다’는 하메네이의 언급은 미국의 이란 제재를 지칭하는 것으로, 카자흐스탄 국제회의에서 이란 쪽은 자국에 대한 완화 없이는 핵개발과 관련해 어떠한 양보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서 이란 최고지도부가 진지하다면, 미국은 이란과 직접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도 이를 진전된 조처라고 평가하며 카자흐스탄 국제회의도 수용했다. 이란은 최근 4년동안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기피했고, 지난해 6월 이후에는 이란 핵문제 대화틀인 국제회의도 거부해왔다. 지난주 존 케리 국무장관의 취임으로 본격적으로 가동된 오바마 행정부의 2기 외교팀은 이란과의 직접대화뿐만 아니라 중동평화협상 복원을 위한 의욕적인 제안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란이 미국의 직접대화 제의마저 일축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팀은 첫 행보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됐고, 이란 핵문제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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