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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한인 입양아’ 프 종군기자의 마지막 편지 “신이 있다면…”

등록 2013-02-26 08:36수정 2013-02-26 10:01

부아쟁, 시리아내전 취재 도중
포탄 파편 맞고 안타깝게 숨져
전쟁 참상 담긴 생전편지 공개
시리아 북부에서 취재 도중 다쳤던 한국 입양아 출신 프랑스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올리비에 부아쟁(38)이 숨을 거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4일 전했다.

통신은 지난 21일 시리아 북부 이들립 부근에서 포탄 파편에 맞아 머리 등을 다친 부아쟁이 터키 국경도시 안타키아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이날 숨졌다고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전했다. 부아쟁은 사고를 당하기 하루 전날 이탈리아 여성 언론인에게 근황을 전하는 편지를 남겼다고 <허핑턴 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교착상태에 빠진 시리아 내전과 그 참상을 잘 보여준다”며 이 여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편지글을 공개했다. 부아쟁은 “터키 당국이 국경 통과를 거부해서 병사 3명에게 돈을 주고 지뢰가 묻힌 땅을 지나 이곳에 들어왔다”며 “반군은 2~4시간 전투를 벌이는 데 20달러어치의 탄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격을 짧게 한다. 이들이 어떻게 이 전쟁에서 이기리라고 기대하는지 의문이 든다. 전쟁이 긴 시간 계속되리라는 두려움만 확실해지고 있다”고 시리아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반군 지휘관은 내게 프랑스가 언제 군사원조를 할 생각이냐고 물어본다. 그는 아무도 자신들을 도우려 하지 않는다고 불평해. 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흘렀는데도 우리에게 여전히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게 부끄럽다. 그들은 서방이 왜 개입을 꺼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라며 국제사회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그는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니다. 그저 통신사가 원하는 일을 할 뿐”이라며 무력감을 토로했다.

부아쟁은 내전의 장기화에 따른 인간의 황폐함을 고발하기도 했다. 그는 “폭력은 극심한 상태이고, 증오는 더 심해졌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증오심을 느끼고 강한 살인 욕구를 느낄 수 있는 걸까? 정부군이 홈스 주민들을 구타하는 동영상을 봤는데, 난 지금껏 어디에서도 이렇게 잔인한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시리아의 참상을 전했다. 그는 “만약 신이 좋은 분이라면, 다음 전쟁은 절대 이슬람 국가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해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부아쟁은 어릴 적에 프랑스 가정에 입양됐다. 부아쟁은 지난해 여름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활동한 데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시리아에 잠입했다. 외신은 그가 프랑스와 영국 주요 신문에 시리아 내전 관련 사진을 제공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반군을 포함한 시리아 반정부 단체와 협상하겠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왈리드 무알림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 정부는 반정부 단체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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