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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목마른 이라크, 말라가는 카레즈

등록 2013-03-25 20:39수정 2013-03-25 22:26

683개중 80% 고갈…10만여명 이주
이라크 젖줄 티그리스강 유량 감소
알자지라, 물부족 대재앙 확산 경고
*카레즈 : 고대 지하수로

이라크 북부도시 아르빌에서 자동차로 1시간반 남짓 달리면 나오는 작은 마을, 쿠나플루사는 바위와 자갈 사이 드문드문 풀과 나무가 자라는 메마른 땅이다. 30년 전만 해도 200가구가 넘게 사는 제법 큰 마을이었지만 이젠 13가구밖에 남지 않았다. 이라크 북부 황무지를 천년 넘게 적셔온 고대의 인공 수로, 카레즈가 거의 말라버린 탓이다. 그나마 수로에서 똑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쉬워 집집마다 일주일에 한시간씩 물 받는 시간이 배당됐다. 부족한 물은 가끔 마을을 찾는 급수탱크차에서 얻는다.

설산의 얼음이 녹아 생겨난 물을 저지대 황무지로 실어나르는 지하수로인 카레즈는 기원전 2500년께 현재의 이란 지역에서 건설되기 시작해 중동은 물론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까지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정밀하게 계측된 터널 시공, 중력을 이용해 지하의 물을 표면으로 뽑아내는 방법은 현대에도 되살리기 힘든 첨단 기술이다.

<알자지라>는 23일 유네스코 통계를 인용해 이라크 지역에 있는 수로 683개 가운데 80%가 이미 말라버렸으며, 이중 절반은 최근 4년새에 일어난 변화라고 보도했다. 유네스코는 이 지역에서 카레즈가 말라 고향을 떠난 이들은 10만여명이 넘으며, 3만6000명이 곧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집계했다. 참혹한 쿠르드 내전을 견뎌낸 주민들도 물 부족에는 버틸 수 없었던 셈이다.

<알자지라>는 인근 지역의 기계를 이용한 과도한 관개 작업, 기후 변화 등이 카레즈 고갈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의 젖줄인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또한 터키, 시리아의 댐 건설로 유량이 30~50%로 줄어든 상황이어서 이라크 지역의 물 부족이 대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고 <알자지라>는 경고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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