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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의 관타나모’ 통제권 아프간에

등록 2013-03-26 20:25수정 2013-03-27 08:56

포로 심문과정 고문·가혹행위 악명
부시 이후 10년 ‘포로잔혹사’ 마침표
미 ‘테러 위험인물’ 석방될까 우려
*아프간의 관타나모 : 바그람 수용소

미국이 2014년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앞두고 미군이 관할해온 마지막 포로수용시설인 바그람 수용소의 통제권을 아프간 정부에 넘겼다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25일 보도했다. 미국은 위험인물로 분류한 수용자 50여명을 뺀 나머지 포로들을 모두 아프간에 넘김으로써,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10년 넘게 계속된 ‘포로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프간의 관타나모’라 불려온 바그람 수용소는 포로 심문 과정에서 숱한 고문과 가혹행위가 저질러진 곳으로 악명이 높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40㎞ 떨어진 바그람은 본래 1980년대 소련군이 이 나라를 침공해 비행장을 세운 곳인데,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뒤 나토군 공군기지와 포로수용시설이 들어섰다. 2010년에는 인근에 지어진 새 시설로 옮겨 파르완 구치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수용소 이전 뒤에도 바그람 공군기지에선 지난해 2월 도서관에 보관중이던 코란 등 이슬람 종교 서적이 미군에 의해 소각된 사실이 알려져 아프간 주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아프간 정부와 미국은 지난해 3월 바그람 수용소 통제권을 아프간에 넘기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포로 반환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양도 시기가 미뤄져 왔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 지금까지 4000여명의 포로가 아프간 정부에 인계됐고, 아프간 정부는 이 가운데 1350명을 석방했다.

수용소 양도식은 미국과 아프간 정부 사이에 쌓인 긴장을 잠시 누그러뜨렸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5일 아프간을 방문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났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오늘은 참 좋은 날”이라고 말했고, 케리 장관은 “아프간 정부와 미국은 탈레반과 관련해선 이견 없이 합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그람 수용소를 넘겨받은 아프간 정부는 ‘주권 회복’이라며 기뻐하고 있지만 미국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아프간 정부가 테러를 저지를 만한 위험인물들을 석방하리라 우려하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몇 년새 아프간 정부나 법원이 석방한 이들 중 46명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억류돼 있던 탈레반 출신이며, 이들 상당수가 아프간 남부에서 탈레반군을 이끌거나 자살폭탄 공격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수용소 통제권을 넘긴 것은 ‘지금 당장은’ 양쪽의 화해에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론 민주주의, 군사적 방어력, 경제력 모두 취약한 아프간에서 미군이 물러난 뒤 벌어질 더 큰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수용소 통제권 이전은 탈레반 출신 포로들이 현장으로 ‘귀환’할지 모른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2014년 이후 안전 유지·훈련을 위한 병력 체류 문제 등을 놓고 아프간 정부와 협상 기회를 얻으려는 장기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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