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으로 이어지지 않은 탓
사회 불안 틈타 반혁명 기운도
마이너스 성장에 ‘측정 불가’도
청년실업률 27%에 달해 심각
사회 불안 틈타 반혁명 기운도
마이너스 성장에 ‘측정 불가’도
청년실업률 27%에 달해 심각
2010~2011년 중동을 휩쓴 민주화 시위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적 선거제도를 도입한 ‘아랍의 봄’ 국가들이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민주화가 경제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해 사회의 불만이 고조된 틈을 타 반혁명의 기운까지 감돌고 있다.
2011년 2월, 30년간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몰아낸 이집트에선 재정난으로 원유와 밀 수입량이 줄어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전력난으로 관개시설을 가동할 수 없어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려고 줄을 선 시민들 사이에 충돌이 자주 벌어져 지난 2주 동안 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무바라크가 축출된 이후 2년 동안 이집트의 정국 불안이 계속되자, 해외 관광객이 급감하고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 외환보유고가 2010년 말 36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30억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더욱이 외환보유고 가운데 절반은 금과 같은 비유동성 자산인데다, 나머지 절반의 상당액도 이집트의 석유와 가스에 투자한 외국인 회사에 담보로 잡혀 있다. 설상가상으로 외환보유고의 급격한 감소로 이집트 파운드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등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대출을 무기로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이집트가 증세를 포함한 ‘경제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받은 48억달러를 상환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국가신용도도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 쪽에선 이런 상황에서도 무르시 정부가 “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미적댄다며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아랍의 봄’ 국가 중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는 곳은 이집트만이 아니다. ‘아랍의 봄’의 진원지인 튀니지를 비롯해 요르단, 리비아, 시리아 등이 모두 극심한 경제위기로 고통받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1년 튀지니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8%를 기록했고, 리비아는 아예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가 위축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실업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이 지역의 청년실업률이 26~27%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세계 평균은 12.7%다. 이 지역에 2020년까지 5100만~800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센추리재단은 최근 ‘아랍의 미래를 떠받치는 7개 기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지역 국가들에 과감한 경제개혁을 주문했다. 마이클 와히드 해나 수석연구원은 △사회적 혼란도 감내할 수 있는 정부의 확고한 신념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투명성 확보 △이슬람권의 고질적인 성차별을 극복하는 정책 수립 등을 권고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창조경제가 무슨 말이냐?” 여당은 버럭, 청와대는 버벅
■ 원주 별장 이미 다 알려졌는데…‘성접대 별장’ 때늦은 압수수색
■ 온난화 방치하면 세기말 평양이 제주도 된다
■ 도쿄 한복판 ‘반한시위 vs 우익반대시위’
■ [화보] 시원한 한방! 야구가 왔다~
■ “창조경제가 무슨 말이냐?” 여당은 버럭, 청와대는 버벅
■ 원주 별장 이미 다 알려졌는데…‘성접대 별장’ 때늦은 압수수색
■ 온난화 방치하면 세기말 평양이 제주도 된다
■ 도쿄 한복판 ‘반한시위 vs 우익반대시위’
■ [화보] 시원한 한방! 야구가 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