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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종파분쟁’ 내전으로 번지나

등록 2013-04-25 20:27수정 2013-04-25 21:14

정부군-수니파 공방 100여명 사망
2011년 미군철수 뒤 갈등 불거져
테러 얼룩 20일 지방선거서 폭발
24일 새벽 동이 틀 무렵, 이라크 북부 술라이만 베크 지역의 한 마을에 헬리콥터가 떴다. 이라크 정부군이 조종하는 헬리콥터들은 마을 중심부에 폭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마을은 전날인 23일 현 시아파 정권에 반대하는 수니파 교도들이 무력으로 점거한 곳이다. 정부군은 이를 탈환하려고 공중폭격을 감행했다. 군인들은 공격이 끝나자 이 마을에 소개령을 내렸다.

전날 헬리콥터 부대가 등장했던 북부 지역의 또 다른 도시 하위자에서도 하루종일 군인과 수니파 시위대 사이에 피비린내나는 싸움이 계속됐다.

이날 이라크 곳곳에서 위장폭탄을 실은 차량 폭발, 경찰 검문소 습격 사건 등이 발생했다. 23~24일 이틀 동안 이라크에서 종파분쟁으로 숨진 이들만 100여 명에 이른다.

<알자지라> 등 외신들은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수니-시아파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며 몇달째 이어지던 폭력 사태가 내전 양상에 돌입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라크가 다시 종파분쟁으로 들썩이게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2010년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수니파, 쿠르드와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각료들도 시아·수니·쿠르드 출신을 골고루 섞었다. 하지만 그동안 무력으로 종파분쟁을 제압했던 미군이 철수하자 다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이라크 법원이 수니파인 타리프 하셰미 부통령한테 테러 혐의로 사형 선고를 내리자, 이라크 전역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해 100명 가까이 숨졌다. 12월엔 쿠드르계로 수니파-시아파의 중재자 구실을 해온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신병 치료를 위해 출국하자, 이라크 정부는 수니파인 라피아 이사위 재정부 장관의 경호원 10명을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했다. 수니파는 즉각 들고 일어나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말리키 총리가 주도한 반테러법에 대한 불만, 실업 등 경제난, 권력을 잡은 시아파에 대한 혐오 등이 원인이었다.

미군 철수 뒤 처음으로 열리는 지방선거도 갈등에 불을 지폈다. 20일 치러진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40%대에 머물렀고,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 13명이 살해됐다. 하루에만 시아파 사원 5곳에서 폭탄이 터져 20여 명이 숨졌고, 수니파 후보의 유세장이 폭탄 공격을 받아 20여 명이 죽었다.

이라크 수니파-시아파의 갈등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니파인 후세인한테 탄압받던 시아파는 미군 침공 이후 자기들이 주도하는 정권이 들어서자 보복을 시작했다. 2006년 시아파의 성지인 알아스카리 사원 폭파사건으로 시작된 양쪽의 충돌은 1년 동안 수만여명이 숨지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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