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요시 바르디(71), 무닙 마스리(79)
이스라엘 ‘IT 대부’ 바르디
팔레스타인 최대 부호 마스리
포럼서 나란히 “협상 재개” 촉구
팔레스타인 최대 부호 마스리
포럼서 나란히 “협상 재개” 촉구
전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인 이웃’인 두 나라의 사업가가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 아이티(IT) 산업의 ‘대부’인 요시 바르디(71·왼쪽 사진)와 ‘팔레스타인의 로스차일드’라 불리는 무닙 마스리(79·오른쪽)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지난 26일 요르단 알수나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나란히 참석해 2008년 이래 교착 상태인 평화협상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두 사람은 기업인들이 정치인들을 대신해 구체적인 평화협상안을 직접 제시할 순 없지만, 정치인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압박하는 영향력 있는 집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르디는 포럼에서 “이-팔 분쟁이 시작됐을 때 나는 겨우 25살 청년 사업가였다. 지나해 일흔살 생일잔치를 했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더 눈물을 흘러야 하느냐. 이젠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마스리는 2년 전 손자가 이스라엘 군인이 쏜 총탄에 맞는 비극을 겪었다. 그는 “손자는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하지만 그 애는 이스라엘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포럼에서 꼭 전해달라고 내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바르디는 이스라엘에서 손꼽히는 거부로 이스라엘 벤처 창업을 주도하는 실력자다. 그는 에너지사업 전문가로서 1970년대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을 맺는 데 기여했으며. 이후 요르단, 시리아, 팔레스타인간의 경제분야 협상에도 참여했다.
팔레스타인 최고 부호로 알려진 마스리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나블루스와 런던을 오가며 농업·호텔·은행·건설·에너지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석유·가스 사업으로 번 돈을 밑천 삼아 사업을 키워나간 마스리는 2007년부터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정부(파타) 간의 화해를 위해 노력해왔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의장 후보로 여러번 거론됐으나 그때마다 이를 고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처럼 외교관·정치활동가가 아닌 경제인들이 이-팔 관계 개선을 위해 나선 것은 초유의 일이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서안지구에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노력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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