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와 통화 “조기 선거” 설득
“국민 목소리 반영해야 민주주의”
“국민 목소리 반영해야 민주주의”
이집트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자,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에게 최후통첩을 보낸 1일 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르시와 전화통화에서 수십억달러의 원조를 조건으로 조기 선거 실시, 새 내각 구성, 검찰총장 해임, 헌법 개정 등의 약속을 하라고 제안했다. 비슷한 시각 마팀 뎀프시 미 합참의장도 이집트 군부에 쿠데타를 일으키면 매년 15억달러에 이르는 군 지원을 끊겠다고 통보했다. 카이로의 미국 외교관들도 이날 반정부 지도자들과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AP)는 2일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따서 백악관은·국무부·국방부가 무르시 대통령, 군부, 시위대 등 최근 이집트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세 진영 모두에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겉으론 “이집트의 운명은 이집트 국민이 결정하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어조가 미묘하게 변했다. 오바마는 1일 밤 무르시와 통화에서 “민주주의는 선거 이상의 것이다. 이집트 전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많은 이집트인들을 포함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고 제대로 반영되도록 하는 것도 민주주의다”라고 말했다. 합법적 선거로 집권한 무르시가 줄곧 주장하고 있는 ‘정당성’을 인정하지만, 민심과 여론에 따르는 일 또한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웃나라 이스라엘은 이집트 사태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시리아·레바논·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둘러싸여 있는 이스라엘에게, 이집트마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은 악몽에 가까운 일이다. 무르시 정부가 무너지고 이집트가 혼란에 빠지면,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나 시나이 사막에서 세를 불리고 있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무르시는 이슬람주의자이지만 이스라엘엔 실용적 자세를 취해왔다. 1979년 맺어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유지했으며, 지난해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정전을 중재했고, 최근엔 가자지구로 몰래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제2의 시리아’가 되지 않도록 기원하며 사태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에이피>가 짚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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