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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군부, 무르시 지지 시위대에 총격…최소 51명 사망

등록 2013-07-08 21:24수정 2013-07-09 17:08

300여명 부상…무슬림형제단 “새벽기도 중 군 발포”
군부 “군 아닌 무장 테러리스트 소행” 반박 성명
이슬람주의 누르당 “학살 항의 정부구성 불참”
이집트 카이로에서 8일,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는 보안군이 충돌하며 총기가 난사되어, 적어도 시위대 등 51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당하는 학살 사태가 벌어졌다.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군부가 평화적 시위대를 학살했다며 국민들에게 봉기를 촉구하는 등 이집트가 내란에 준하는 격렬한 소요사태로 빠져들고 있다.

 8일 새벽 4시께 카이로 공화국수비대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무르시 지지자들에게 총격이 가해져 적어도 51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고 보건장관이 밝혔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이 새벽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 군이 진압에 나서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은 보안군이 최루가스를 쏘고 발포 경고를 했고, 민간인 복장을 한 폭력배들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앞서 보안군과 투석과 최루가스를 교환하는 충돌을 벌인 뒤 새벽기도를 드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군부는 관영매체를 통해 성명을 내어 “시위대를 공격한 이들은 무장 테러리스트 그룹”이라며 군이 총을 쏘았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반무르시 쪽 증언자들은 인근 사원 지붕에 있던 무장괴한 등 무르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무장세력들이 먼저 발포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군 대변인은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현장에서 군 장교 1명과 경찰 2명도 사망했다고 강조했다.

공화국수비대 본부는 현재 무르시가 갇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며칠째 이곳을 떠나지 않은 채 무르시의 복귀를 주장해왔다.

 무슬림형제단은 봉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제사회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무너뜨리며 이 나라를 시리아 내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군의 행동을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은 쿠데타를 주도한 압둘파타흐 시시 국방장관 겸 군참모총장을 ‘암살자이며 학살자’라고 비난했다. 무슬림형제단의 정당이자 무르시 대통령이 속했던 자유정의당도 “탱크로 혁명을 훔치려는 사람들”에 대항해 봉기하라고 촉구했다. 자유정의당은 이집트가 ‘새로운 시리아’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부쿠데타에 동참했던 강경 이슬람주의 살라피 정당인 누르(빛)당은 이날 사태에 항의하며 권력 이양과 관련된 모든 논의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누르당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공화국수비대 본부에서 벌어진 학살 사건에 항의해 정부 구성과 관련한 모든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이날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명령하며,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은 공화국수비대 병영을 급습하려 한 사건이라는 군부 쪽 해명을 전하며, 시위대는 군이나 중요한 시설에 접근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익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자제를 촉구하며, 위원회가 구성되어 이번 사건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 군도 이날 오후 경찰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이 공화국수비대를 급습한 무장괴한들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군은 어떤 누구도 이집트의 안보를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관련화보] 내란 양상 보이는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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