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안 개헌 투표·내년2월 총선
누르당 “만수르 편향적” 비난
정파이해 갈려 순탄치 않을듯
누르당 “만수르 편향적” 비난
정파이해 갈려 순탄치 않을듯
8일 이집트 공화국수비대 본부 밖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 50여명이 살해된 이후, 이집트 정국은 더욱 깊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과도 행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수사 계획을 밝히는 한편 헌법 개정과 선거 일정을 발표했으나 학살사건에 대한 분노와 갈등은 확산되고 있다.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8일 훈령을 발표해, 15일 안에 패널을 꾸려 헌법 개정 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넉달 안에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과도 행정부는 새 헌법에 따라 내년 2월께 총선을 실시하고 이후 대선을 치를 계획이다.
그러나 만수르의 정치 일정표가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무슬림형제단은 기관지 누리집에서 “훈령은 무효다.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반무르시 시위를 조직한 풀뿌리모임인 ‘타마루드’(혁명이라는 뜻)도 “새로운 독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강경 이슬람주의 살라피 정당인 누르당은 새 행정부를 구성하는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누르당은 “만수르는 세속주의자”라는 성명을 발표해, “그는 이데올로기적으로 편향된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무르시의 거취를 놓고 국민투표를 치르는 방안도 제기했다. 이는 이집트의 극심한 분열을 해결할 수 있는 타협책이 될 순 있으나 반무르시 진영에선 수용하기 어려운 방안이다. 아즈하르 모스크의 총장인 아흐마드 무함마드 타이입도 유혈 사태가 멈추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칩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수니파 최고지도자의 한명인 타이입이 무르시 제거에 동참한 일은 반무르시 진영에 큰 힘이 됐다.
군부와 무슬림형제단은 학살을 누가 저질렀느냐를 놓고 공방 중이다. 군은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은 이 동영상은 날조된 것이라며 다친 민간인들이 실려나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으로 맞불을 놨다.
미국 정부는 여전히 이집트 군부의 개입을 ‘쿠데타’라고 규정하지 않은 채 이집트 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이집트 군에 대한 지원을 당장 끊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법은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에 대한 원조 중단을 명시하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군홧발에 밟힌 ‘이집트의 봄’ (한겨레캐스트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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