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 사령관 공개편지
“미국 공격 받았다면 관심 없었을것”
“미국 공격 받았다면 관심 없었을것”
지난해 10월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파키스탄 탈레반의 한 간부가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영국 방송 <채널4>는 17일 테흐리크 탈레반(파키스탄학생운동·TPP)의 사령관인 아드만 라시드가 말랄라에게 공개적으로 보낸 편지 내용을 보도했다. 라시드는 이 편지에서 탈레반이 말랄라를 공격한 것은 그가 여성들의 교육권을 주장해서가 아니라, 탈레반에 대한 악선전을 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라시드는 자신이 감옥에 있던 2009년에 말랄라가 영국 <비비시>(BBC) 누리집에 탈레반의 만행을 게시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오빠같은 마음으로’ 조언을 하고 싶었으나 주소를 몰라 편지를 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랄라가 총에 맞았을 때 “충격을 받았으며”, 만약 자신이 미리 충고를 했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를 관통한 건 이슬람주의 세계관이었다. 그는 말랄라가 지난 12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유엔 청소년총회에서 “한권의 책, 한권의 펜, 한명의 교사가 세상을 바꾼다”고 한 말을 언급하며 “하지만 어떤 선생님고 어떤 펜이고 어떤 책이 세상을 바꾸냐”고 물었다. 그는 “사탄이나 세속적 커리큘럼이 아니라 예언자 무함마드의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 고귀하고 신앙심 깊은 교사가 세상을 바꾼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랄라에게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슬람 국가들과 서방 국가 사이의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준다고도 말했다. “당신이 만약 미국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더라면 세계 언론들이 그렇게 당신의 병세를 실시간으로 보도했을까?”
그는 파키스탄으로 돌아오라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고향으로 돌아와서 이슬람과 파슈툰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무슬림 여성들과 알라를 배워라.”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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