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정부 지지자에 맞불시위 촉구
무슬림형제단 “내란 부추기는 발언”
미, F-16 인도 연기…화합조처 압박
무슬림형제단 “내란 부추기는 발언”
미, F-16 인도 연기…화합조처 압박
압둘 파타흐 시시 이집트 군참모총장 겸 국방장관이 24일 지지자들에게 이슬람 세력의 반정부 시위에 맞서는 거리시위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시 장관은 이날 한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국민들이 폭력 및 테러리즘과 대결하는 임무를 본인과 군·경찰에 부여하고, 이런 의지를 입증하려고 26일 거리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중적 혼란을 부추기는 게 아니고 국민화합을 원한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이에 대해 무슬림형제단 쪽은 “(시시가) 내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실각을 주도한 군부의 대표 인물인 시시 장관이 지지 세력에게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 세력에 대항하는 맞불 거리시위를 촉구함에 따라, 이집트의 혼란과 분열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날 카이로에서 열린 친무르시 시위에서는 충돌로 2명이 숨졌고, 만수라에서는 경찰서에 대한 폭탄 테러로 1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무르시 대통령을 실각시키고 등장한 이집트 과도정부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계속되자, 미국 정부는 이날 이집트에 대한 F-16 전투기 4대의 인도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집트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F-16의 인도를 계속 추진하는 게 적당하다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팀의 건의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이를 시시 장관에게 통보했다고 리틀 대변인이 전했다. 인도가 연기된 전투기들은 이집트에 이미 판매된 20대 전투기의 일부이다.
미국의 이런 결정은 군부가 주도하는 이집트 과도정부에 국민적 화합 조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무르시 대통령의 실각이 쿠데타인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쿠데타로 결론이 나면 이집트에 대한 원조를 끊는 법적인 요건이 발동되게 된다.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는 한해 13억달러 수준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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