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부정 선거”…재선거 요구
33년 집권으로 세계 최장기·최고령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89)이 지난달 31일 치러진 대선·총선에서 압승했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발표했다. 경쟁자인 모건 츠방기라이 후보(61)는 선거 부정을 이유로 국제사회의 개입과 재선거를 요구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도 선거 결과에 의문을 표명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선거 부정에 대한 대중적 저항이 광범위하게 일어날 조짐은 적다.
4일 영국 <비비시>(BBC) 등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선거 결과가 짐바브웨 국민의 뜻을 믿을만하게 대변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짐바브웨 국민에게 폭력 소요를 피해달라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과 영국도 선거 부정 주장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투표 집계를 보면, 대선에서는 무가베 대통령이 61%를, 경쟁자인 츠방기라이 총리가 34%를 얻었다. 총선에서는 무가베 대통령의 집권당이 158석, 츠방기라이 후보의 야당이 50석, 무소속이 2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야당이 총선 결과에 따른 내각 구성을 거부해 진통이 예상된다. 또 무가베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려고 여행 제한, 국제금융기구 차관 중단 등 공식·비공식적 제재를 계속해온 서방 국가들도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개정한 헌법에 따라 무가베 대통령은 최대 99살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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