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 “정부의 인내 끝났다”
물·음식 차단 통한 고립화 유력
물·음식 차단 통한 고립화 유력
이집트 과도정부가 5주째 계속되는 반정부 연좌시위를 해산시키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중재에 나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집트 정부가 ‘위험스런 교착 상태’를 타개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협상과 화해 조처를 압박했다.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은 7일 성명에서 “외교적 노력 국면이 오늘로 끝났다”며 “이러한 노력에 대한 실패의 책임은 전적으로 무슬림형제단에 있다”고 말했다. 하짐 비블라위 총리도 정부의 결정이 ‘최종적’이라며 “정부의 인내가 거의 끝났다”고 경고했다.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주의 세력은 카이로 인근 나스리시티의 라바아 아다위야 사원 등지에서 5주째 연좌시위를 하며, 경찰·보안군과 충돌해왔다. 7월27일 경찰과 군의 발포로 시위대 80여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300여명이 죽었다.
과도정부 쪽은 물과 음식 공급을 끊어서 연좌시위대를 완전히 고립시키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과도정부의 강경 방침 발표는 이날로 성과없이 끝난 미국과 유럽연합의 중재 노력 뒤에 나왔다. 윌리엄 번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베르나르디토 레온 유럽연합 특사는 최근 며칠 동안 외교적 중재 활동을 펼쳤다. 과도정부가 강경 방침을 밝히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캐서린 애쉬튼 유럽연합 외교대표는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지금은 책임을 따질 때가 아니라, 대화를 시작하고 민주주의 이행을 진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조처를 취할 때”라며 “이집트 정부는 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할 책임이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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