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유혈진압 뒤 반정부시위 확산…이집트 다시 ‘암흑시대’로

등록 2013-08-15 19:55수정 2013-08-15 22:41

과도정부 비상사태 선포에도
시위대, 연좌농성 다시 시작

친무르시쪽, 전국서 군경과 충돌
공안통치에 맞서 무장투쟁 거세져
무슬림형제단 “비폭력·평화” 강조
이집트 당국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좌시위를 강제 진압해 수백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뒤 이집트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과도정부는 비상사태를 다시 선포하며 무바라크 시대의 공안통치로 완전 회귀했고, 반정부 세력은 경찰서 등을 습격하며 무장투쟁으로 기울고 있다.

■ 무장투쟁으로 변하는 반정부시위 14일 피비린내 나는 유혈진압 뒤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카이로와 10개 지역에 통행금지를 실시했지만, 전국 곳곳에서 항의시위가 멈추지 않았다. 경찰서와 콥트기독교 교회에 대한 공격도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무장투쟁과 종교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14일 오후 카이로의 이맘 사원에서는 무르시 지지자들이 모여, 강제 진압된 라바아 아다위야 광장의 시위를 대체할 새로운 연좌농성 시위를 시작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맘 사원에 야전병원을 차려놓고, 강제 유혈진압 과정에서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등 새 연좌농성 캠프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시위의 핵심인 무슬림형제단은 15일 카이로에서 새로운 집회를 시작하자고 지지자들을 향해 촉구했다.

무르시 지지세력과 경찰·군병력의 충돌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미냐, 아시우트, 파이윰, 수에즈, 아스완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에서도 반정부 유혈시위가 일어났다. 특히 전국적으로 20곳이 넘는 경찰서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격 등으로 경찰 43명이 숨졌다고 무함마드 이브라힘 내무장관이 발표했다. 미냐, 아시우트 등 나일강 계곡 도시들에 있는 콥트기독교 교회 17곳이 공격과 방화에 휩싸였다고 이 교회 대변인이 밝혔다. 이집트 전통 기독교인 콥트교회의 지도자인 교황 타와드루스가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축복한 뒤, 콥트교회에 대한 공격이 확산됐다.

이집트 보건부는 시위 강제진압과 그 이후의 유혈시위로 경찰관을 포함해 적어도 464명이 사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당국이 발표하는 사망자 집계는 계속 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모두 26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공안통치 회귀 대 정권 타도 투쟁 군경이 14일 친무르시 연좌농성 유혈진압을 강행해, 이집트 과도정부와 무슬림형제단 등 반정부 세력 사이에 타협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특히 무바라크 시대의 상징인 비상사태를 재선포함으로써, 과도정부는 무바라크 시대의 공안통치로 완전히 돌아선 꼴이 됐다.

비상사태로 군부의 권력도 노골적으로 강화됐다. 최근 임명된 주지사 중 대부분이 군부 출신이며, 무바라크 하야 이후 폐지된 반정부 인사 탄압 관련 경찰 부서들도 복원됐다. 경찰과 군은 쇠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친정부 민병대 세력들과 합세해, 반정부 세력 탄압에 나서고 있다. 친정부 민병대 세력들은 ‘대중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거리에서 검문검색을 벌여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을 경찰에 넘기고 있다. 무슬림형제단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일어, 이 단체를 사실상 다시 지하세력으로 내몰고 있다. 라바아 아다위야 사원에서 농성하던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잇삼 에리안과 무함마드 벨타기는 경찰의 검거를 피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형제단의 대변인 게하드 핫다드는 15일 “우리는 군사 쿠데타를 타도할 때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며, 본격적인 정권 타도 투쟁에 나설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항상 비폭력과 평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군부의 유혈진압 뒤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정부 항의 시위에 나선 대중들이 무기를 들고 싸우는 모습이 외신들에 잡히고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거점인 시나이반도 지역에서는 파출소 등 치안기구에 대한 습격이 일상사가 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짝퉁’ 종결자!… ‘개’를 ‘사자’라고 속여 전시한 중국 동물원
박 대통령 8·15 경축사에 ‘위안부’는 없었다
2013년 여름은 ‘날씨 기록제조기’
[화보] 나 혼자 ‘같이 사는 집’ 구경하세요
[화보] 5월 광주처럼…이집트 시위대 유혈진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