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주요 신문·방송 강력 통제
친무르시 세력 폭력만 부각시켜
친무르시 세력 폭력만 부각시켜
이집트 유혈 사태의 참상을 짐작할 사망자 통계마저 과도정부와 친무르시 이슬람세력 사이에 큰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집트 군부의 현지 언론 통제가 이집트 국민들은 물론 국제사회가 진실을 알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
이집트 주요 신문들은 지난 14일 수도 카이로에서 엄청난 유혈 사태가 벌어진 다음날인 15일 1면에 이를 전달하는 생생한 보도 사진을 대부분 싣지 않았다. 이 신문들은 이집트 정부가 지분을 보유해 관영 언론의 성격이 강하다.
이튿날부터는 관련 사진을 내보냈지만 무슬림형제단 등 친무르시 세력이 격분해 방화·폭력 행위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정부가 화재를 진화하는 모습 등을 주로 보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영신문인 <알 아흐람>은 영문 온라인판에 ‘이집트 전역의 콥트교회들이 무르시 지지자들의 방화로 불길에 휩싸였다’라는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내보내고 있다.
지난달 초 군부 최고지도자인 압둘파타흐 시시 국방장관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기 전날에 <알 아흐람>의 1면에 ‘축출이냐 사임이냐’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내보내도록 하는 등 관영 언론들을 입맛대로 주무르는 상황이다. 방송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집트 방송은 군경을 공격하는 저격수의 모습이나 탄약이 가득찬 시위대의 가방 등의 영상을 주로 방영하고 있다”고 15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전했다.
이처럼 이집트 언론이 일사분란하게 친 군부 집권 세력 성향의 보도를 쏟아내는 데는 이집트 언론이 오랜 독재를 거치며 사실상 관영화된 탓이 크다. 이런 사정으로 무슬림형제단은 군부 쿠데타 직후 이집트의 거의 모든 미디어에 대해 보이코트를 선언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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