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에 새 정착촌과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팔레스타인인 5명을 사살하면서 양쪽 관계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졌다. 최근 가자지구 철수를 마친 이스라엘은 곧바로 훨씬 중요한 서안에서 정착촌을 확대할 뜻을 분명히 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24일 요르단강 서안의 최대 정착촌인 말레 아두밈 주변에 추가로 분리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주변 팔레스타인 토지를 몰수하도록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또 동예루살렘 바로 옆에 경찰본부 등 새 정착촌을 건설하는 방안도 밝혔다.
말레 아두밈은 3만여명이 거주하는 서안 최대 정착촌이며 동예루살렘에서 불과 4.8㎞ 떨어진 요충지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에도 이곳에 3500가구를 새로 짓기로 하는 등 정착촌을 계속 확대시키면서, 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콘크리트 분리장벽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 장벽을“불법 건축물”으로 판결하고 철거를 요구했다.
새 정착촌이 건설되고 말레 아두밈이 확대되면 팔레스타인이 장차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으려 하는 동예루살렘과 서안은 완전히 분리되고, 서안의 남북 통행도 끊겨 국가 수립이 어려워진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이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5일 이스라엘군은 서안의 툴카렘 난민촌에서 자살폭탄공격 용의자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이중 3명은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10대 소년들이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은 의도적으로 폭력의 악순환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이번 살인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예루살렘에서는 영국계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인의 칼에 찔려 숨지기도 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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