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자이 대통령, 민간인 폭격 규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내년 철군을 앞둔 아프가니스탄이 나토군의 민간인 폭격, 탈레반의 자살폭탄 공격 등 폭력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8일 성명을 내어 “여성과 어린이를 공격하는 것은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일이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7일 아프간 동쪽 쿠나르 지방에선 나토군의 공중폭격으로 16명의 숨졌으며 사망자 중엔 여성 4명, 어린이 4명이 포함됐다. 쿠나르 지방 경찰청장인 압둘 하비브 사이드 칼릴리는 “7일 저녁 아이들과 여성들이 타고 있던 픽업트럭에 아랍과 아프간 출신 무장대원들이 올라탔는데, 그 직후 (나토 군이) 트럭을 향해 공중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나토는 이날 공격에 대해 “연합군이 정확한 타격을 가해 10명의 적을 사살했다”고 밝혔을 뿐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파키스탄과 인접한 쿠나르 지방은 탈레반뿐 아니라 아랍권에서 온 많은 무장대원들의 근거지이며, 이곳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 일부는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유엔은 올해 상반기 아프간에서 반군의 공격과 오폭 등으로 1000여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20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사상자보다 24%가 더 늘어난 수치다.
8일엔 탈레반이 아프간 동부 와르닥 지방의 정보국 사무실 근처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가해 정보국 직원과 미니밴을 타고 지나던 행인 등 적어도 6명이 숨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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