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서 선출 직후 거부 성명
“분쟁해결 실패…유엔 개혁 먼저”
“분쟁해결 실패…유엔 개혁 먼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무능한 중동정책을 비판하며 비상임 이사국 자격을 거부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 내전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실패한 유엔의 개혁을 요구하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자격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안보리의 업무 메커니즘과 이중 잣대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책임져야 할 의무를 가로막았고, 안보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며 “유엔 개혁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수니파 맏형으로서 시리아 반군을 지지해온 사우디는 특히 안보리의 시리아 사태 대처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바샤르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트파다. 사우디는 “안보리는 세계의 다른 충돌들과 마찬가지로 시리아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보리는 아사드 정권을 처벌하지 않았고, 화학무기로 자국민을 살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수십년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지 못해 수많은 전쟁을 야기했고 세계 평화를 위협했다”고도 밝혔다.
사우디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에서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새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된 지 몇시간 만에 갑자기 이런 성명을 발표했다. 사우디는 차드, 칠레, 리투아니아, 나이지리아 등과 함께 임기 2년의 비상임 이사국에 선출됐으나, 다른 나라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거부권을 가진 상임 이사국 5개국과 지역별로 배분되는 비상임 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된다. 세계 평화와 안보 문제 등에 발언권이 크기 때문에 비상임 이사국 경쟁도 치열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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