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화면 캡처
[지구촌 화제]
사우디 코미디언, 밥 말리 노래 재치있게 패러디
사우디 코미디언, 밥 말리 노래 재치있게 패러디
<노 우먼 노 크라이>(No woman, no cry). 자메이카 출신의 전설적 레게 음악가 밥 말리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다. 사회성 짙은 노랫말과 호소력 있는 음색으로 1974년 발표 직후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이 노래가 최근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의 패러디 뮤직 비디오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코미디언 히샴 파기(26)는 26일 이 노래의 노랫말을 바꾸고 아카펠라 풍으로 편곡한 4분15초 분량의 뮤직 비디오(http://www.youtube.com/watch?v=aZMbTFNp4wI)를 ‘유튜브’에 올렸다. 제목은 <노 우먼 노 드라이브>(No woman, no drive). 여성의 운전을 금지한 사우디 정부 당국을 겨냥한 신랄한 풍자로 보인다. 이날 사우디 여성들이 당국의 운전 금지령에 항의하려고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 시위’를 벌였다.
비디오를 보면, 사우디 전통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앉은 파기는 자신을 ‘대중 예술인 겸 사회 운동가’라고 소개한 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랫말은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당신이 가족과 함께 차에 탔을 때가 생각납니다. 뒷좌석에 말이죠. 난소도 안전했구요. 그러니 아이를 아주, 아주 많이 낳을 수 있었죠. … 그러니 차 열쇠는 저리 치우세요. 제발, 핸들을 만지지 말아요. … 운전기사가 어디든 데려다 줄 거예요. 원래 여왕님은 운전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저녁밥은 준비해주세요. 제가 같이 먹어드릴게요. … 발이 당신의 유일한 이동수단이에요. 그것도 집 안에서만 말이죠. … 모든 게 괜찮아질 거에요. 노 우먼 노 드라이브.”
이 뮤직 비디오는 유튜브에 올라온 직후부터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모았다. 사우디와 아랍권 전역은 물론 아프리카와 유럽 각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이어가며, 업로드 나흘째인 29일 오후 현재 조회 수가 500만건을 넘어섰다. 파기는 28일 <비비시>(B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머리에 불이라도 난 것 같은 느낌”이라며 “그저 재밌는 일을 생각해 내 사람들을 웃기고 싶었을 뿐,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