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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성폭행범 처벌이 ‘경찰서 잔디 깎기’…분노한 케냐 시민들

등록 2013-11-01 16:24수정 2013-11-01 16:53

[지구촌 화제]

‘가해자 기소, 범인 풀어준 경찰 조사’ 청원서에 130만여명 서명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남성들을 체포한 케냐 경찰이 범인들에게 경찰서 잔디를 깎게 하거나 석방하자, 케냐 전역에서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케냐 서부 지역에 사는 ‘리즈’라고 불리는 16살 소녀가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다녀오다가 6명의 남성들에게 두들겨 맞고 성폭행을 당했다. 소녀는 피를 흘린 채 정신을 잃고 하수도에 버려졌다. 하지만 이후 가해자들을 체포한 경찰은 이들에게 경찰서 잔디밭을 손질하게 한 뒤 풀어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케냐 시민들은 ‘솜방이만도 못한’ 처벌에 들끓어 올랐다. 가해자들을 그냥 풀어준 경찰을 조사하고 가해자들을 기소하라는 요구를 담은 청원서에 130만여명이 서명했다.

수백여명의 케냐 여성들은 10월31일 경찰의 안이한 처사를 비판하며 수도 나이로비에서 거리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리즈에게 정의를”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걸었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라”, “잔디 손질은 성폭력에 대한 처벌이 될 수 없다”고 외쳤다.

케냐 경찰의 한 고위 간부는 이번 시위를 주도한 이들에게 “경찰은 이 사건을 재조사할 것이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알자지라>는 케냐에선 성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조사·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케냐 정부는 여성들의 5분의 1이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다른 연구 결과에선 이 비율이 더 높으리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2010년 케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엔 후원 연구 결과를 보면, 소녀들의 3분의 1, 소년들의 5분의 1이 성폭력을 겪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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