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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 무인기 공격에 탈레반 지도자 사망

등록 2013-11-03 20:19수정 2013-11-03 22:26

파키스탄 반군단체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 (TTP)의 지도자 하키물라 마흐수드(34)
파키스탄 반군단체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 (TTP)의 지도자 하키물라 마흐수드(34)
마흐수드 탄 차량 미사일 공격받아
정부 “반군과 평화협상 타격” 반발
파키스탄 반군단체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지도자 하키물라 마흐수드(34·사진)가 미국의 무인항공기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 쪽과 평화협상을 추진해 온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이 평화의 가능성을 꺾어버렸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3일 <데일리뉴스> 등 파키스탄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 1일 오전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북부 와지리스탄주의 단데 다르파켈 지역에서 벌어졌다. 이슬람 사원에서 모임을 마치고 이동하던 마흐수드 일행이 탄 차량에 미국의 무인항공기에서 발사된 4발의 미사일이 날아 들었다. 마흐수드는 경호원 2명 등 동료 4명과 함께 숨졌다. 이 지역에선 지난 2008년 9월에도 무인항공기 공격으로 어린이 8명을 포함해 모두 23명이 숨졌다.

탈레반 쪽은 비밀리에 마흐수드의 장례식을 치른 뒤 원로회의(슈라)를 소집해 후임자를 선출하는 한편, 보복공격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알자지라>는 3일 “남부 와지리스탄주 사령관 출신인 칸 사이드가 탈레반을 이끌 새 지도자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사이드는 지난 5월 마흐수드의 부관인 왈리우르 레흐만이 미국의 무인항공기 표적 암살로 숨진 이후 탈레반 부사령관에 올랐다. 마흐수드의 전임자인 바이툴라 마흐수드 역시 지난 2009년 8월 무인항공기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사건 직후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 중이던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사건을 “평화를 죽이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쵸드리 니사르 내무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주 동안 벽돌을 한장씩 쌓는 심정으로 평화협상을 준비해왔는데, 미국은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탈레반 쪽에 평화회담 참여를 제안하기 위해 고위 종교지도자들이 북서 변경주로 날아가기 불과 18시간 전에 미국이 평화협상 노력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도 리처드 올슨 미국대사를 초치해 마흐수드 암살 사건에 대해 강력 항의하고, “정부는 탈레반과 적극적인 대화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지난 6월 집권 이후 자국 영토 안에서 미국이 무인항공기 공격을 벌이는 것을 ‘주권침해’라고 비판해왔다.

정치평론가 하미드 미르는 현지 방송 <지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텔레반 내부에서도 서너개 강경그룹은 애초부터 평화협상에 부정적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강경파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영국을 방문 중인 샤리프 총리가 귀국하는 대로 긴급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해, 대미관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어 “극단적인 폭력사태를 뿌리 뽑고 평화로운 지역정세를 만드는 일에 파키스탄과 미국은 중요한 전략적 이해관계를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무부는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하는 건 파키스탄 내정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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