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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사우디 ‘부글부글’…시리아는 미소

등록 2013-11-25 20:21수정 2013-11-25 20:53

‘이란핵 타결’ 이후 중동정세

이스라엘 ‘대이란 독자 공습’ 검토
수니파 사우디도 ‘대미 압박’ 나서
시아파 시리아 관영언론은 ‘환영’
24일 이란 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중동 정세에 지각 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이란과 협상을 비판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향후 대응,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권력 재조정 문제 등이 불신과 신뢰의 양극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지역 세력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며 3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서로는 앙숙인데 각각 미국과는 관계가 좋은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일단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이란 핵협상 타결을 놓고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기뻐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협상은 이란에 핵무기를 허용하는 역사적 실수”라며 혹평하고 난 뒤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의 전화통화에 대해 “두 정상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브리핑했지만, 이스라엘의 분노는 여전하다.

이스라엘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적이 없고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공식 확인한 적도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이다. 당연히 이 위상이 흔들리길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독자적인 대이란 공격까지 검토하는 이유다. <알자지라>는 24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 악화는, 현재 미국이 중재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한편으론 이스라엘이 이번 핵협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우디 등 아랍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며 이란에 대한 공동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아랍의 봄’, 시리아 내전 등을 겪으며 미국에 대한 불만을 쌓아온 사우디는 폭발 직전이다. 사우디의 고위관리들은 미국을 향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사우디는 아랍의 봄 때 자신이 지지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축출되자, 미국이 너무나 쉽게 무바라크를 포기하고 민주화 세력의 손을 들어줬다며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8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불거진 뒤 군사 공격을 검토하던 미국이 외교 협상으로 돌아선 것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시아파인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맞서 반군에 지원을 계속해온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미국의 ‘한방’으로 시리아 사태가 끝나리라 기대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엔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너무 얽혀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11년 사우디에 수출된 미국의 상품·용역은 170억달러에 이른다. 사우디는 2011년만 해도 294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최신 전투기들을 구매했다. 사우디의 석유 수출 물량 15%가 미국으로 가는 데다, 미국은 사우디와 관계를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아파인 이란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면, 이란과 연대해온 중동의 시아파 세력들도 함께 힘을 얻을 수 있다. 시리아 관영언론들은 24일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해 “역사적인 성취”라며 반겼다. <알자지라>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행동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란이 국제정치의 중심으로 나오게 되자, 시리아 내전 종결을 위해 이란이 좀더 적극적인 구실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아파인 레바논의 헤즈볼라, 누리 말리키 이라크 총리 등에게도 이란의 입지 강화는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협상 당사국인 이란이 제재 완화의 이득을 얼마나 누릴지도 관심사다. 특히 미국과 함께 강경한 경제제재에 동참해온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 유럽연합은 이란의 주요한 무역 상대국이었다. 2012년엔 경제제재 아래서도 유럽연합-이란 사이에 166억달러어치의 재화·용역이 거래됐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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