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지도자 선출’ 헌법기구 선거
‘제재완화’ 효과 따라 향방 갈릴듯
‘제재완화’ 효과 따라 향방 갈릴듯
24일 이란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공항엔 스위스 제네바에서 돌아오는 핵협상팀을 환영하는 펼침막이 걸렸다. 환호하는 이들 중엔 최근 몇년 동안 암살된 이란 핵 과학자들의 가족들도 끼어 있었다. 한 이란인은 트위터에 이번 협상을 주도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가리켜 “평화의 외교관, 환영합니다”라고 썼다. <가디언>은 24일 최근 자리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 리알화도 달러 대비 가치가 3% 올라,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25일 취임 100일을 맞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으로선 최고의 선물인 셈이다.
강경파는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 이들을 대변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번 핵협상을 ‘성공’이라고 치하한 탓이다. 하메네이는 “신의 은총과 이란 국민들의 기도가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의 흥분이 지속적인 낙관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제제재 완화가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고, 미국과 유럽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서구 국가들에 핵협상을 할 뜻을 표하며 처음부터 ‘6개월간의 1차 협상 시한’을 제시했다. 유달승 한국외대 교수는 25일 “6개월은 이란 국내 정치에서 유의미한 시간”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내년 12월 최고지도자 선출·해임 권한이 있는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 선거를 앞두고 있다. 86명의 성직자들을 직선으로 뽑는 이 선거는 지난 6월 개혁파에 힘을 실어준 이란 정치가 앞으로도 개혁의 동력을 유지할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유 교수는 “6개월 동안 로하니가 취한 개방정책으로 이란 경제에 온기가 돌아온다면 개혁파는 내년 전문가회의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겠지만, 만약 국민들이 이를 쉽게 체감할 수 없다면 강경파들이 다시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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