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서 국제평화회담 열기로
반기문 “과도정부 수립이 목표”
“아사드 퇴진” 수용여부 불투명
야권 협상팀 구성부터 난항
내전종식 기대하긴 이른듯
반기문 “과도정부 수립이 목표”
“아사드 퇴진” 수용여부 불투명
야권 협상팀 구성부터 난항
내전종식 기대하긴 이른듯
시리아 정부와 야권이 3년 가까운 내전 끝에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양쪽은 시리아 내전을 끝내려는 국제평화회담(제네바 2)을 내년 1월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여는 데 합의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제네바에서 미국·러시아·유엔 당국자와 만난 뒤 “시리아 정부와 야권이 내년 1월22일 처음으로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마틴 니서키 수석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임무를 안고 제네바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담의 목표는 상호 동의에 기반하고, 군과 안보기구를 포함해 전권을 행사하는 과도정부를 세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은 2012년 6월 ‘제네바 1’ 회담에서 시리아 내전 종식을 논의했으나, 여태껏 2차 회담이 열리지 못했다. 반 총장은 1년7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시리아 정부와 반군 등 당사자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표단이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고, 난민이 900만명을 넘어선 내전을 끝내려는 진지한 마음으로 이번 회담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참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변 지역과 국제사회에 “의미있는 지지와 건설적인 협상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단 회담이 실제 열릴 수 있게 하는 데만도 여전히 난관이 많다. 일단 야권이 신뢰할 만한 협상팀을 꾸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럽-아랍연맹 시리아 특사가 24일 망명중인 시리아 야권 인사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야권 인사들은 “(시리아에서) 지지세를 넓히려 애쓰고, 시리아 안에서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지하디스트 그룹의 반발이 거세고, 협상팀 구성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시리아 야권과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내건 협상의 전제조건의 간격이 얼마나 좁혀졌는지도 불투명하다. 야권은 어떤 협상도 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야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정부 당국자들은 이달 초까지도 “정권을 넘겨주려고 제네바에 가는 게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제네바 2’ 회담에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시아파 맹주국 이란이 참여할지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히미 특사는 이란도 협상에 참가해야 한다는 쪽이지만,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반대해왔다. 이란 핵협상 타결이 미국의 태도에 변화를 줄지도 관심사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의 한 고위 당국자는 <뉴욕 타임스>에 “제네바 2 회담에서 무엇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많은 활동이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히미 특사도 “모든 사람이 대화만이라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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