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회사들에 투자 권유
산유량 110만배럴…작년 절반
산유량 110만배럴…작년 절반
24일 이란 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10년 가까이 짊어져온 ‘핵사슬’의 부담을 던 이란이 서구 거대 석유회사들에 에너지 산업 투자 재개를 권유하며 손짓하고 있다. 비잔 남다르 장게네 이란 석유장관은 26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유럽의 석유 메이저 인사들과 만났으며, 미국 회사와는 간접적으로 접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접촉한 유럽의 석유 메이저는 토탈(프랑스), 로열더치셸(네덜란드·영국), 에니(이탈리아), 스타토일(노르웨이) 등으로, 이들 역시 이란 시장 복귀에 긍정적이다. 토탈그룹의 중동 지역 탐사·생산부문 책임자인 아르노 브뢰야크는 이미 지난달 테헤란을 방문해 경제제재가 풀리는 즉시 이란 시장에 진출할 뜻을 전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란의 석유·가스 분야에 진출했던 서구 석유메이저 회사들은 최근 몇년 새 미국·유럽연합(EU)의 석유수출 제한 조처와 이란이 내세운 까다로운 수출조건으로 인해 모두 철수했었다. 이란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나라이지만,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200만배럴에서 올해 110만배럴로 뚝 떨어졌다.
물론 이번 핵협상이 성사됐다고 해서 당장 이란의 석유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란 석유산업과 관련해 이번에 해제된 제재는 유럽 보험회사들의 운송보험 가입 금지 조처다. 운송보험 업계는 영국 등 유럽 회사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는 회사들은 유럽계 보험 가입이 금지되자 값싸고 안정적인 운송을 위해 다른 나라의 석유시장을 찾아 떠났다. <로이터> 통신은 “이로 인한 반사이익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에 돌아갔다”며 “최근 몇년 동안 사우디의 석유시장이 호황을 누렸다”고 보도했다. 장게네 장관은 “최종적으로 핵협상이 타결되기 전엔, 이란과 석유 메이저들과의 거래는 가능하지 않지만, 이번 1단계 타결은 이란이 석유 메이저들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긍정적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내년 1월22일로 예정된 시리아 평화협상에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중동 외교에서도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현지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내년 평화협상에 이란이 참여하는 것은 시리아 사태 해결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회담에 초대받는다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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