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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만델라의 마지막을 지킨 두 여인

등록 2013-12-09 20:23수정 2013-12-09 22:22

왼쪽부터 위니 마디키젤라 만델라(74), 그라사 마셸(67)
왼쪽부터 위니 마디키젤라 만델라(74), 그라사 마셸(67)
동지였던 두번째 부인 위니
80살 생일에 결혼한 그라사
5일 밤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는 넬슨 만델라의 곁엔 두 여성이 있었다. 두번째 부인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위니 마디키젤라 만델라(77)와, 세번째 부인으로 만델라의 노년을 따사로운 사랑으로 보듬은 그라사 마셸(67)이다. 이들은 만델라의 90살 생일잔치에서 함께 기쁨을 나눴던 것처럼, 이번에도 나란히 서서 슬픔을 맞았다.

만델라는 95살로 세상을 뜨기까지 모두 세번의 결혼을 했는데, 정치 참여에 반대했던 간호사 출신 첫 부인 에벌린 마세와 달리, 위니와 그라사 모두 직업 정치인이었다. 위니가 격정적이고 선동적인 데 비해, 그라사는 겸손하고 안정적인 성격이었다. 위니는 1958~1996년 38년 동안 만델라와 부부지간이었으나, 만델라의 긴 투옥(27년)과 별거(1992~1996년) 기간을 빼면 함께 생활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위니는 만델라가 감옥에 있는 사이 아파르트헤이트(백인 지배계급의 흑인 차별 정책)에 맞서 용감하게 싸웠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경호팀’이었던 만델라연합축구클럽(MFC)의 살인·폭력 행위에 관여하는 등 극단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진실화해위원회는 “위니는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만델라축구클럽의 반인륜적 폭력에 책임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위니는 1994년 예술문화교육기술 장관에 임명됐으나 11개월 만에 부패 혐의로 물러났다.

모잠비크에서 태어나 6개 언어를 구사하는 엘리트 여성이었던 그라사는 젊은 시절부터 포르투갈로부터의 독립운동에 뛰어들었고, 그 와중에 후일 모잠비크 대통령이 될 사모라 마셸을 만났다. 1975년 사모라가 초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교육부 장관을 맡아 내전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여성·어린이 교육에 힘을 쏟았다. 1986년 비행기 사고로 사모라가 숨진 뒤에도 그는 유엔에서 중책을 맡아 인권·교육을 위한 헌신을 계속했다. 1990년 만델라와 처음 만난 이후 가까워진 두 사람은 1998년 만델라의 80회 생일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로써 그라사는 두 명의 대통령과 결혼한 최초의 여성이 됐다. 만델라는 그라사와의 사랑을 가리켜 “내 삶은 아주 늦게 꽃을 피웠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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