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전 부통령이 반란 주도
정부군, 재정적 타격 심각할듯
정부군, 재정적 타격 심각할듯
지난 15일 시작된 남수단의 군사반란 사태가 반군이 핵심 원유 생산지역을 장악함으로써 새 고비를 맞았다. 재정의 거의 전부를 원유 수익금에서 조달하는 상황이라 정부군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남수단이 이미 내전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비비시>(BBC)는 “리에르 마카르 전 부통령이 이끄는 반군이 핵심 원유 생산지인 유너티주 등을 장악했다고 밝혔다”라며 “이제 내전과 거의 유사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로 이미 500~1000명이 숨지고 3만4000여명이 유엔 기지 세곳에 대피했다. <비비시>는 “유너티주는 이 나라 경제 비중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원유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라며 “정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지 언론들은 누에르족 출신 군부 고위인사인 제임스 코앙 장군이 마카르 전 부통령한테 충성맹세를 한 데 이어 유너티주 주도와 원유 생산시설을 접수하고 스스로 주지사 선언을 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원유 생산 지역인 종글레이주 보르 지역도 반군이 장악한 상태다.
미국은 21일 이 지역에 있던 자국민을 소개하려고 군용기 3대를 보냈다가 반군의 공격을 받아 4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비비시>는 “반군이 미군기를 (정부군 편으로 간주하는) 우간다 군용기로 착각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남수단은 2011년 국민투표를 거쳐 수단에서 분리독립했다. 원유 이익 분배가 오랜 갈등의 핵심 원인이었다. 남수단은 분리 전 수단 전체 원유 생산량의 75%를 손에 쥐고 딴살림을 차렸지만, 분리독립 뒤에도 석유를 둘러싼 부족 갈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딩카족과 누에르족이 각각 인구의 15%와 10%를 차지하는 최대 부족인데, 이번 사태는 이들의 충돌로 일어났다. 살바 키이르 대통령은 딩카족이고 마카르 전 부통령은 누에르족인데 정치적 갈등 끝에 마카르 전 부통령이 지난 7월 축출됐다. 이어서 지난 15일 대통령 경호실 내 두 세력이 무력 충돌하며 전면적인 군사반란으로 번졌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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