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아기예수 나신 곳’ 공습…성탄절 3살배기 숨져

등록 2013-12-25 17:15수정 2013-12-25 21:31

평화협상 난항중 1년만에 교전
가자지구 증오의 피로 물들어

시리아·이집트서도 폭격·테러
어린이 포함 민간인 희생 잇따라
24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베들레헴엔 2000여년 전 이 세상에 온 예수를 기리려는 기독교도 수천여명이 모여들었다. 이곳의 ‘예수탄생교회’에서 자정 미사를 드리려고 세계 각지에서 온 이들이다. 이스라엘 당국도 이날만큼은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을 가르고 있는 장벽의 검문소를 개방했다. 예루살렘의 가톨릭 수장인 푸아드 트왈 대주교는 베들레헴에 도착해 말했다. “성탄절의 메시지는 평화, 사랑, 형제애입니다. 우리는 서로 형제들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인 이웃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엔 성탄절 전야에도 평화와 사랑 대신 증오와 비애가 넘쳤다. 계기는 이날 가자지구 장벽에서 일하던 이스라엘 민간인 남성 한 명이 팔레스타인인의 총에 맞아 숨진 일이었다.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의 공격으로 숨진 것은 지난해 11월 양쪽이 8일간 교전을 벌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가 대응 조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즉각적인 복수를 다짐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가자지구 중부 난민캠프에 공중폭격과 탱크공격을 퍼부었다. 3살배기 여자어린이가 숨지고 일가족 등 6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격을 당한 곳은 무기를 제조하는 테러 기지”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보복공격을 받은 뒤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 범죄 행위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2011년 3월 내전 발발 이래 12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에도 피바람이 멈추지 않았다. 영국 <비비시>(BBC)는 24일 정부군이 반군이 점령한 북부 도시 알레포에 공중폭격을 퍼부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아흐레 동안 정부군이 반군 근거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36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

알레포에서 살고 있는 한 민간인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비행기가 날면 사람들은 얼어붙어 무력하게 서서 마냥 하늘을 쳐다보며 폭탄이 떨어지기를 기다릴 뿐”이라고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특히 정부군이 폭약과 포탄 파편을 채운 대형 기름통을 투하하는 ‘배럴 밤’으로 무차별적인 인명 살상을 불러오고 있다며 불법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군은 “우리는 테러리스트라고 100% 확신하지 않는 한 누구도 공격하지 않는다”며 “영상에 실린 주검들은 모두 해외에서 온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쿠데타 이후 치안이 약화돼 무장단체들이 활개치고 있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선 경찰을 노린 폭탄 공격이 벌어졌다. 24일 이집트 동쪽 도시 만수라의 경찰서 앞에서 미리 설치해놓은 폭탄이 터져 14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다쳤다. 또다른 폭탄 한 개는 근처의 차량에서 발견돼 제거됐다. <알자지라>는 이슬람주의 살라피스트 무장세력인 ‘안사르 예루살렘’이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공격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엔 만수라 시민 수백여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무장공격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은 무슬림형제단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두 대의 밴을 공격하고 상점 등을 약탈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