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유지군 5500명 증원결정
민간인 사망 최소 수천명 달할듯
민간인 사망 최소 수천명 달할듯
남수단에서 대량 학살·처형이 이뤄지고 있음을 추정케 하는 집단매장지 세 곳을 유엔(UN)이 확인했다고 <가디언> 등이 24일 전했다. 남수단 대통령도 인종청소식 학살이 일어나는 현실을 인정했다. 유엔은 지난 15일 시작된 반란 사태가 부족 간 내전 양상으로 비화해 사망자가 이미 수천명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유엔은 24일 뉴욕에서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남수단 평화유지군을 지금보다 5500명 늘려달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요청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유엔에서 확인한 집단매장지는 반군이 장악한 유너티주의 주도인 벤티우에 한 곳, 정부군이 장악한 수도 주바에 두 곳이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유너티주 벤티우에서는 14구와 20구가량의 주검이 한꺼번에 묻힌 무덤 구덩이 2개가 나란히 발견됐다. 유엔 대변인은 “희생자들은 정부군 복장의 병사들로, 모두 딩카족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남수단은 최대 부족인 딩카족 출신인 살파 키르 대통령과 둘째로 큰 부족인 누에르족 출신 리에크 마카르 전 부통령의 정치적 충돌이 부족 간 내전으로 번진 상태다. 벤티우에서 발견된 주검은 반군이 포로가 된 정부군 병사들을 마구잡이로 처형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비 필라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어 “불법적 집단학살, 특정 부족을 색출한 공격, 임의적 구금이 보고되고 있다”며 양쪽 모두에 민간인을 보호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딩카족이든 누에르족이든 민간인들이 공포에 질려 있다”고 지적했다.
남수단 유혈 사태가 열흘 넘게 이어져 적어도 수천명, 많게는 수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리라는 추정이 나온다. 토비 랜저 유엔 남수단 임무단(UNMISS) 부단장은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른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부 국제 구호요원들은 비공식적으로는 사망 통계가 수만명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수단 다르푸르, 라이베리아 등지의 평화유지군을 이동 배치해서 남수단 병력을 지금의 7000명에서 1만2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경찰병력도 900명에서 1323명으로 증강하기로 했다. 한편 남수단 정부군은 한때 반군이 장악한 종글레이주의 주도 보르를 탈환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보르는 한국 한빛부대가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돼 주둔하는 곳이자, 주요 원유 생산지이다. 키르 대통령은 “(반군이 장악한) 벤티우도 곧 탈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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