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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기업처럼 꼼꼼한 알카에다의 조직 관리

등록 2013-12-30 19:52수정 2013-12-30 21:16

60센트짜리 영수증까지 ‘꼬박꼬박’
재무·인사 등 단순 테러조직과 달라
알카에다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을 내건 차량이 가게 앞에 멈춰섰다. 아프리카 말리 중부 팀북투의 이디 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무함마드 지테예(31)는 섬뜩함을 느꼈다. 얼른 현금 출납기부터 잠그고는, 카운터 밑으로 몸을 숨겼다. 안으로 들어온 알카에다 조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겨자 한통 주세요. 영수증도 주시구요.”

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세력을 떨치고 있는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조직원들이 잡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조차 영수증을 꼼꼼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에이피>(AP)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통신이‘이슬람 마그레브 지역 알카에다’(AQIM)가 최근까지 은신처로 사용했던 팀북투의 한 건물에서 확보한 100여건에 이르는 ‘내부 문서’중 상당수는 잡화점 등에서 ‘생필품’을 구입하고 받은 영수증이었단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알카에다는 그간 팀북투 일대에서 △고기 27차례 △토마토 13차례 △우유 11차례 △파스타 11차례 등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챙겼다. 이밖에 양파·차·설탕·꿀·비누 등을 구입하고 받은 영수증도 모아놨다. 통신은 “심지어 60센트(약 630원)짜리 조각 케이크를 사먹은 뒤에도 영수증을 받아 장부에 첨부해뒀다”고 전했다.

은신처에서 발견된 ‘내부문서’는 영수증만이 아니다. 지도부의 회합 일정과 내용이 빼곡한 문서와 조직원 급여 내역, 각종 기부 예산과 홍보자료는 물론 신입 조직원의 이력서와 인사평가 자료 등도 다수 발견됐다. 앞서 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이라크 등 알카에다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의 버려진 은신처에서도 이들의 각종 회계장부와 조직원의 교육수준·어학능력 등을 기록한 문서가 발견된 바 있다.

윌리엄 매캔트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위원은 <에이피> 인터뷰에서 “알카에다는 지역 별로 파편화된 채 은밀히 활동하는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 재무·인사 현황까지 세밀하게 따지며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다국적 기업’ 형태를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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