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정부-반군 오늘 만나”
반군쪽은 “준비 안됐다”며 부인
우간다, 반군에 “휴전않으면 공격”
유엔 안보리 의장도 ‘개입’ 우호적
한빛부대 주둔지 부근 교전 지속
반군쪽은 “준비 안됐다”며 부인
우간다, 반군에 “휴전않으면 공격”
유엔 안보리 의장도 ‘개입’ 우호적
한빛부대 주둔지 부근 교전 지속
사실상 내전 상태인 아프리카 남수단의 정부군과 반군이 평화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에티오피아 정부가 밝혀 사태가 극적으로 반전될지 주목된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31일 살파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이 에티오피아에서 만나 평화협상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디나 무프티 에티오피아 외교부 대변인은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이 지금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로 오고 있으며 오늘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반군 지도자인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은 <아에프페> 통신에 “아직은 휴전에 응할 준비나 키르 대통령과 얼굴을 맞댈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해, 협상이 이날 시작된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정부군과 반군이 평화협상을 시작한다면 이는 우간다를 포함한 남수단 주변 국가들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GAD) 정상들은 지난주 남수단 정부가 반군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을 환영하는 한편 반군 쪽에도 31일까지 평화회담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우간다는 반군 쪽에 휴전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사개입을 하겠다며 압박을 가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지난 30일 “남수단 반군 쪽이 휴전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인근 국가 지도자들이 연합해 이들을 분쇄할 것”이라며, 남수단 반군 지도자인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향해 “4일간의 시한을 줬고, 만약 그가 응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는 행동에 나설 것이다”라고 위협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31일 전했다.
현재 우간다는 살파 키르 남수단 대통령의 요청으로 특수부대 등 군 병력을 남수단에 주둔시키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제라르 아로 주유엔 프랑스 대사도 “남수단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자국 방어를 위해 이웃나라의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밝혀, 필요할 경우 우간다의 군사 개입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남수단의 독립을 지지했고, 키르 대통령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수단 내전 당시 현재의 남수단 지역에서 활개쳤던 군벌들 때문에 안보를 위협받았던 우간다는 남수단의 안정이 깨질 경우 과거와 같은 위기가 재현될 것을 우려한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은 지난달 중순 마차르 전 부통령이 이끈 쿠데타 시도를 계기로,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출신 부족인 누에르족과 키르 대통령이 속한 딩카족 사이의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유엔은 2주간 이어진 남수단 분쟁으로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8만명가량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이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병한 한빛부대가 주둔한 보르는 이번 남수단 분쟁 발생 이후 가장 치열한 적대적 무력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필립 아구에르 남수단군 대변인은 ‘백군’으로 알려진 반군 진영의 청년들이 30일 남부 종글레이주의 중심도시 보르에서 약 25㎞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해 정부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벌레를 퇴치하려고 온몸에 흰색 재를 발라 ‘백군’으로 불리는 반군은 대부분 누에르족 출신으로 1991년 보르에서 발생한 딩카족 학살에도 관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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