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목숨 내걸고 금 캐는 남아공사람들

등록 2014-02-17 19:58수정 2014-02-18 02:45

폐광서 몰래 채굴하다 잇단 사고
200여명 처벌 겁나 구조도 거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폐광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채굴 작업을 하던 광부 10여명이 갱도 붕괴 사고로 갇힌 지 하루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광부 상당수가 경찰에 체포될까봐 구조를 거부한 채 갱도 안에서 버티고 있다.

17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요하네스버그 동부 베노니 지역의 한 폐금광에서 사고가 난 때는 15일 오전이다. 폐광 이후 갱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설치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갱도를 가로막았다. 꼼짝없이 갇힌 광부들은 소리를 질러 구조를 요청했고, 이튿날 오전 이 지역을 순찰하던 경찰이 이들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 구조대를 불렀다.

<로이터>는 “16일 해질녘까지 광부 11명이 구조돼 땅 위로 올라왔다. 가벼운 탈수증상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이들은 불법 채굴 혐의로 경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구조된 광부들이 체포된 이후, 200명 정도로 추정되는 갱도 안에 남아 있는 광부들이 구조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구조 작업은 잠정 중단됐고, 주변엔 경비요원과 경찰이 배치됐다. 현지 구조대 관계자는 <에이피>(AP)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사다리나 밧줄이 없으면 갱도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갇힌 광부들이 다시 요청하기 전까지는 구조 작업을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4위의 금광석 수출국인 남아공에선 채산성이 나빠져 문을 닫은 금광에 주민들이 몰래 들어가 채굴 작업을 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부 폐광 지역에선 채굴권을 두고 주민들끼리 편을 갈라 싸움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비시>(BBC)는 17일 “(사고가 난 베노니 지역 광산에서도) 채굴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주민들이 콘크리트 구조물을 일부러 무너뜨려 사고가 났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에선 2009년에도 폐쇄된 금광에 몰래 들어가 채굴 작업을 하던 주민 82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목숨을 잃은 참사가 있었다. 이달 들어서도 4일 ‘하모니 광산’이란 업체가 운영하는 금광의 지하 1700m 지점 갱도 안에서 불이 나 광부 8명이 숨지는 등 모두 3차례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