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인권침해 맞서
2005년부터 불매·투자회수 캠페인
최근 네덜란드연금펀드 자금회수
독일도 일부 연구기금 지원 중단
이스라엘 정부, 대책 마련 부심
2005년부터 불매·투자회수 캠페인
최근 네덜란드연금펀드 자금회수
독일도 일부 연구기금 지원 중단
이스라엘 정부, 대책 마련 부심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번지고 있는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이 실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이스라엘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팔레스타인 인권·시민단체의 제안에 따라 시작된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은 불매(Boycott)·투자회수(Divestment)·경제제재(Sanc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 ‘비디에스’(BDS) 운동이라 불린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비디에스 전국위원회’(bdsmovement.net)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자유·평등·자결권을 인종청소와 식민화 정책, 인종차별과 군사적 점령으로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 지원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이 운동이 최근 유럽 전역에서 가시적인 조처로 이어지고 있다. 2천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네덜란드 연금펀드’(PGGM)는 지난달 8일 “5개 이스라엘 은행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이 팔레스타인 땅 내 유대인 불법 정착촌 건설 공사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게 이유다. 독일 정부도 최근 이스라엘이 1967년 이후 불법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이스라엘 회사엔 연구·개발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불매 운동도 탄력을 받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7일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지인 요르단 벨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최대 수출시장이던 유럽연합 각국이 수입량을 줄여, 지난해 이 지역 농산물 수출액이 14%나 급감했다”며 “지난해 후추류 수출이 전면 중단된 데 이어 올해엔 포도까지 수출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9일 특별 국무회의를 열어 비디에스 운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재미 유대인 단체 대표자회의’ 개막 연설에서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현대판 반유대주의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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