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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슬람 무장단체, 나이지리아 고교생 40여명 살해

등록 2014-02-26 20:23

서구식 교육 죄악시하는 ‘보코 하람’
기숙학교 한밤급습 총격·방화 자행
남학생 집중희생…여학생 납치설도
“보코 하람 피살자 이달만 300여명”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보코 하람’이 25일 북동부 지역의 한 기숙형 공립 고등학교를 급습해 학교 안팎에 불을 지르고 무차별 총격을 퍼부었다. 이 사건으로 적어도 43명이 목숨을 잃었다.

26일 <뱅가드>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50여명의 중무장한 보코 하람 조직원이 요베주 주도 다마투루 외곽에 자리한 부니 야디 고등학교에 들이닥친 때는 25일 새벽 1시30분께다. 이들은 남학생과 여학생을 따로 교실로 모은 뒤, 남학생들이 있는 교실에 무차별 총격을 퍼부었다.

이들은 이어 학생 기숙사와 교직원용 건물 등 학교 건물 전체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총질을 해댔다. 이 과정에서 학생·교직원 등 적어도 43명이 숨졌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경찰 관계자의 말을 따 “산 채로 불길에 휩싸인 일부 희생자의 주검은 형체조차 알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테러범들은 학교 인근에 자리한 주택과 공공기관 청사 등에도 불을 지르고 통신시설까지 파괴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희생자는 모두 남학생이며, 테러범들이 여학생한테는 해코지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뱅가드>는 “테러범들이 여학생 16명을 납치해갔다”고 전했다.

이날 사건을 포함해 요베주 일대에선 지난 8개월 동안 보코 하람이 모두 네차례나 학교를 겨냥해 비슷한 사건을 벌였다. 이 때문에 부니 야디 고등학교 부근에도 군 검문초소가 설치됐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사건 발생 24시간 전에 군이 병력을 철수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나이지리아 군·경은 이날 보코 하람 조직원들이 모두 사라진 뒤에야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2년 이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모여 만든 이 단체의 이름은 하우사 부족어 ‘보코’(영어책·서구식 교육)와 아랍어 ‘하람’(죄·금기)을 합성해 만들어졌다. 서구식 교육을 죄악으로 규정한 것인데, 이 단체가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며 본격적인 무장투쟁에 나선 때는 2009년 중반께다.

보코 하람의 유혈극이 극심해지자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디언>은 “정부군의 공세는 되레 민간인을 겨냥한 보복공격만 부추겨, 이달 들어서만 보코 하람의 유혈극에 따른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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