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면서 이스라엘 비판 앞장선
포크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보고관
미 “편견·음모론 설파 종료 환영”
포크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보고관
미 “편견·음모론 설파 종료 환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날 세워 비판해온 리처드 포크(사진)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 특별보고관의 임기가 오는 4월 말 종료된다. 그의 활동을 눈엣가시로 여겨온 미국 정부는 벌써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4일 성명에서 “포크 보고관은 끊임없이 반이스라엘적 편견을 내비쳤고, 9.11 동시 테러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음모론을 설파해왔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파워 대사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시리아나 북한 또는 이란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인권 문제에 집중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3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포크 보고관은 프린스턴대학 법대 교수를 지낸 저명한 국제법 전문가다. 20권이 넘는 국제법 관련 서적을 집필한 그는 “지구촌 정치에서 국제법의 구실을 가장 비판적으로 연구해온 학자”란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계 유대인’ 출신임에도 ‘세계인’이란 정체성을 택한 그는 미국에서도, 이스라엘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이방인’으로 살아왔다.
정년으로 학계를 떠난 그는 지난 2008년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특별보고관에 지명돼 6년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나치 정권의 유대인 박해와 견주는 과장되고 무책임한 논문을 발표한 사람을 보고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그의 방문조사 요청을 번번이 거절했다.
포크 보고관은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현실에 대해 진실하게 전하는 게 내 몫이다. 이런 내 사명에 대해 반 이스라엘적 비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반유대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꾸준히 팔레스타인 현실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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