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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억압의 땅’서 여성 부통령 탄생할까

등록 2014-04-02 20:31수정 2014-04-02 21:25

16명 부통령 후보 가운데 3명 포함
주지사 출신 사로비, 가장 근접
유엔 성평등 지수 149개국중 148위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이후 2004년 개정된 아프가니스탄 헌법은 남녀평등을 명시했다. 입법권을 가진 하원(월레시 지르가) 의원 선거에는 아예 여성할당제까지 도입했다. 전체 249명의 의원 가운데 적어도 68명(약 27%)을 여성으로 채워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아프간 선거법은 전국 34개 지역구별로 적어도 2명 이상 여성 의원을 선출하도록 의무화했다. 2010년 9월 선거로 구성된 현 하원에서 69명의 여성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프간에서 여성의 권리가 신장됐다는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5월 하원에서 조혼과 강제결혼 범죄화 및 가정폭력 처벌 강화 등을 뼈대로 한 ‘여권신장법안’이 압도적으로 부결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당시 표결 때 “이슬람법에 반하고, 가정에서 (여성의) 불복종을 부추길 수 있다”는 남성 의원들의 주장에, 일부 여성 의원들도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해 내놓은 세계 성평등 지수(GII)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149개국 가운데 아프간은 148위를 기록했다. 여성의 운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145위)조차 아프간보다 순위가 높다. 미국의 침공 이후 12년여 동안 변함없는 아프간 여성의 현주소다. 최하위는 예멘이었다.

5일 대선에 후보로 나선 8명도 모두 남성이다. 다만, 이들이 각각 2명씩 지명한 부통령 후보 16명 가운데 3명의 여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히잡을 쓰고 유세장을 누빈다.

무함마드 다우드 술탄조이 대선 후보는 여성 법학자 카지마 모하케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이란 유학파 출신으로 알려진 그는 카불의 여러 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강의해왔다.

2005년 총선에서 최다득표 3위로 하원에 당당히 입성했던 사피야 시디키는 헤다야트 아민 아르살라 후보와 한배를 탔다. 아르살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아프간의 주류인 파슈툰족 출신으로 오랜 세월 캐나다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여성 의원 시디키가 합류하면서 선거운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여성 부통령 후보 3명 가운데 당선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후보는 하비바 사로비(사진)다. 혈액 전문의 출신으로 중부 바미얀주 주지사로 활약한 그는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한 유력 대선후보인 잘마이 라술의 러닝메이트다. 사로비 후보는 1일 카불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이번엔 기필코 여성 유권자의 표는 여성 후보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유권자의 약 35%가 여성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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