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청소년들
이스라엘인 89% 훈방
팔레스타인인 46% 유죄
이스라엘인 89% 훈방
팔레스타인인 46% 유죄
‘다윗’의 돌팔매는 죄가 아닌데, ‘압둘라’의 돌팔매는 죄가 된다?
21일 <에이피>(AP) 통신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청소년과 아이들이 상대편에 대한 저항의 뜻으로 차량 등에 돌팔매질을 하다가 체포당하는 일이 잦지만, 어느 민족 출신이냐에 따라 처벌 과정에서 엄청난 차별에 직면하게 된다고 전했다.
<에이피>는 이스라엘 경찰에 수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한 끝에 서안지구에서 지난 6년간 돌팔매질로 체포된 아이들의 처벌 통계를 확보했다. 서안지구는 250여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땅으로,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한 이래 100여개의 정착촌을 건설해 유대인 35만여명을 이주시키면서 핵심 분쟁 지역이 된 곳이다.
경찰 통계를 보면, 이스라엘 정착촌 청소년은 6년간 53명이 체포돼 89%인 47명이 처벌 없이 풀려났다. 6명이 기소됐는 데 한명은 무죄로 풀려났고, 4명은 유죄가 인정됐지만 전과기록을 남기지 않는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한명은 재판이 진행중이다. 반면, 팔레스타인 청소년은 같은 기간에 1142명이 체포돼 46%인 528명이 기소됐으며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률가들은 이들이 대개 3~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고 설명했다.
일단 이스라엘 청소년들은 민간 법정에 서게 되지만, 팔레스타인 청소년은 군 법정에 서게 되는 점이 이들의 운명을 가른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는 점령지이지만 정식 합병이 완료된 게 아니라서 팔레스타인 청소년은 군 법정에 세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이스라엘 아이들의 행동은 청소년기의 신중하지 못한 실수로 간주하면서 팔레스타인 청소년은 중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년간 팔레스타인 청소년이 체포된 사유의 절반 이상이 돌팔매질 혐의였다. 심지어 지난해엔 총을 든 이스라엘 군인들이 5살짜리 소년이 군 차량에 돌을 던졌다는 이유로 울부짖는 아이를 차량에 태워 끌고가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서안지구의 형사상 책임 연령은 12살 이상인데, 이보다 한참 어린 아이를 끌고가 억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산 것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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