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하마스, 과도정부뒤 총선합의
이스라엘 “평화협상 취소” 즉각 반발
하마스 통치 가자지구에 공중폭격도
이스라엘 “평화협상 취소” 즉각 반발
하마스 통치 가자지구에 공중폭격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 최대 정파인 파타와 하마스가 23일 화해에 합의해 5주 안에 공동으로 과도정부를 세운 뒤 여섯달 안에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온건파인 파타와 강경파인 하마스는 지난 7년여 동안 유혈 충돌까지 벌이며 대립했지만 마침내 반목을 끝냈다. 통합정부의 수반은 파타의 수장인 마무드 아바스 현 자치정부 수반이 맡을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007년 분열한 뒤 요르단강 서안지역은 파타,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각각 통치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날 저녁 파타 쪽 자치정부와 평화협상을 할 예정이었으나 발표가 나오자 즉각 협상을 취소하며 반발했다. 또 하마스 쪽 가자지구에 공중폭격을 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스라엘과 서방은 하마스를 배제한 채 파타 정부만을 상대로 평화협상을 추진해왔다. <가디언>은 “미국이 중재하는 (파타 쪽) 팔레스타인 당국과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마감 시한이 오는 29일로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상 시한을 9개월 더 연장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꼬일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무장투쟁과 정치 노선을 병행하는데, 이스라엘과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하마스는 2006년 초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파타를 누르고 대승을 거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줄곧 여당이었던 파타를 밀어내고 하마스가 단독정부를 꾸리게 된 것이다.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은 하마스 정권을 봉쇄정책 등으로 거세게 압박했다. 결국 2007년 하마스와 파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공동정부를 구성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서방이 반목을 조장하는 가운데 두 정파는 가자지구에서 서로 교전까지 벌이며 갈라섰다.
최근 여건이 변화하면서 대타협의 여지가 생겨났다. <비비시>는 “하마스는 (무슬림형제단 정권 축출로) 이집트에서 강력한 동맹을 잃은데다 (시리아 내전으로) 다마스쿠스의 핵심 기반을 상실했고, 파타 역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이 교착에 빠진 탓에 입지를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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