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압둘라 전 외무 과반 미달
험한 지형 탓 7월에 당선 확정
험한 지형 탓 7월에 당선 확정
아프가니스탄 대선이 지난 5일 치러진 뒤 20여일 만에 개표 결과가 잠정 발표됐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아무도 없어 6월7일 결선 투표가 시행된다고 <가디언>이 26일 전했다.
8명이 출마했던 1차 선거에선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각각 44.9%와 31.5%를 득표해 결선에 오르게 됐다.
국토 상당 부분이 산악 지형으로 당나귀가 투표함을 실어나르는 실정 탓에 개표도 오래 걸리고 부정선거 논란도 커서 대선 결과가 최종 확정되는 것은 7월 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짚었다. 1차 선거에는 약 700만명이 투표했으나 24만표는 투표부정이나 다른 규정 위반으로 무효처리 됐으며, 또 다른 20만표 이상에 대해서도 투표부정 혐의로 재검토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1차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압둘라 전 장관은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이다. 아프간 내 인구 비중에서 1·2위를 차지하는 파슈툰족과 타지크족의 혼혈이다. 소련점령기에는 무자헤딘(이슬람 무장 저항세력)으로 활동했으며, 탈레반 집권에 반대한 타지크족 중심 반군단체 ‘북부동맹’의 일원이기도 했다.
2위인 가니 전 재무장관은 파슈툰족 혈통으로 미국에 유학한 뒤 세계은행에서 10년을 일한 테크노그라트 출신이다. 그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직접 후원을 받는 후보는 아니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의 막후 영향력 행사를 일정 부분 인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발언을 여러차례 했다.
이밖에 카르자이 대통령이 직접 후원한 잘마이 라술 전 외무장관이 11.5%, 무자헤딘 사령관 출신이자 빈 라덴과 한때 각별한 관계를 맺었던 압둘 라술 사야프 전 국회의원이 7.1%를 얻었다. <가디언>은 “(차점 득표 후보들이) 킹메이커로 나설 수 있다”면서도 “지지자들 표를 고스란히 옮겨다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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