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아 의장·15살 소년도 포함
시위도중 경찰관 1명 살해 혐의
시위도중 경찰관 1명 살해 혐의
이집트 법원이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와 지지자 수백명에게 또 무더기 사형 판결을 내렸다. 사형 선고 대상에는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인 무함마드 바디에 의장뿐 아니라 15살 소년까지 포함돼 있어 이집트 안팎의 비난이 거세다.
<비비시> 방송은 지난해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로 축출당한 뒤 그를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 시위대가 카이로 남쪽 도시 민야의 경찰서를 공격해 경찰관 한명을 살해한 혐의로 28일 이집트 법원이 683명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날 카이로에서는 경찰이 무슬림형제단 시위대 수백명을 살해했다. 특히 바디에 의장은 이번 건 말고도 더 중대한 여러 혐의로 기소돼 있으나, 첫번째 판결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집트 법원은 지난달 529명에 대한 무더기 사형 판결을 내린 뒤 국내외에서 비난이 빗발치자 이들의 재판을 연기했으나, 이날 두번째 무더기 사형 선고를 내렸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의 60%는 교사나 의사들로 당시 경찰서가 공격을 받을 때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첫번째 무더기 사형 선고를 받은 529명 가운데 492명을 종신형으로 감형하는 판결도 나왔다. 이번 사형 판결이 집행될지는 이집트 최고 이슬람당국이 결정하게 되는데, 이는 사실상 형식적 절차에 가까워서 종신형으로 감형받지 못한 37명이 실제 처형될 수 있다고 <비비시>는 짚었다.
<비비시>는 “(관련 재판들은) 유엔과 인권단체들의 광범위한 비판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재판들은 단지 몇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법정은 변호사가 사건을 충분히 대변하는 것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이집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비판이 들끓었다. 법률가이자 유명 시민활동가인 자말 이드는 트위터에 “이집트는 처형으로 인구를 줄여나가는 미래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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