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이번엔 마을 습격 300여명 학살…소녀 11명 또 납치

나이지리아의 극단적 이슬람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에 딸을 납치당한 어머니가 6일 수도 아부자에서 시민단체가 주최한 시위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부자/AFP 연합뉴스

오바마 “최악 테러” 미 지원팀 급파
영국 ‘정찰기·특수부대 파견’ 시사

여학생 270여명을 납치한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카메룬과 인접한 동북부 국경도시인 감보루 응갈라를 습격해 마을 전체를 파괴하고 30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비시>(B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이 지역 상원의원인 아흐메드 잔나는 <비비시>에 “(지난 5일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무장 대원들이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치는 이들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당시 마을에는 장이 열리고 있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잔나 의원은 원래 이 지역에 주민 보호를 위해 주둔한 병력이 있었으나. 보코하람에 납치당한 여학생들이 차드호로 옮겨지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병력이 이동하면서 이 지역이 무방비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 신문인 <데일리 트러스트>도 감보루 응갈라 지역 인사의 말을 인용해 경찰 16명을 포함해 최소한 200여명이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무장대원 공격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보코하람 지도자가 지난달 납치해 억류중인 여학생 270여명을 인신매매하겠다고 밝힌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미국과 영국 등 국제사회가 여학생들 구출과 협상 지원에 직접 나설 뜻을 6일 밝혔다. 보코하람은 대규모 납치를 벌인 치복시와 같은 보르노주에 속하는 와라베 마을을 지난 4일 밤 습격해 12~15살 소녀 11명가량을 추가로 납치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7일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미국 <엔비시>(N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에 이미 지원팀을 보냈다”며 “보코하람의 납치는 전체 국제사회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가공할 단체에 맞서 무엇인가를 하도록 집결시킬 만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원팀은 군사·사법·인질협상 전문가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지만, 직접 군대를 파견한 것은 아니다. 영국은 아예 군대를 보내 지원할 뜻을 밝혔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 관리들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요청한다면 정찰기와 특수부대를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서방식 교육은 죄악’이란 뜻의 보코하람은 그동안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7일 시작되는 세계경제포럼 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3주 동안 수도 아부자에서 두 차례 폭탄 테러를 벌여 90여명을 살해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세라, 조기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