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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남녀들 ‘해피’ 춤췄다고 체포

등록 2014-05-22 19:24수정 2014-05-22 21:14

히잡 안 쓴 여성 등 13명 “퇴폐혐의”
미 가수 뮤비 패러디 동영상 제작
국내외 비판여론…이란개방 시험대
‘행복’을 처벌한다고?

미국 흑인 가수 퍼렐 윌리엄스의 히트곡 ‘해피’ 뮤직 비디오에 헌정하는 팬-메이드 영상을 만든 이란 젊은이들이 ‘저속한 영상으로 공공의 순결을 해쳤다’는 퇴폐 혐의로 체포돼 국내외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21일 전했다. 퍼렐 윌리엄스의 뮤직비디오는 지난해 11월 공개됐는데 남녀노소 보통 사람들이 상점·거리·버스 등에서 행복을 표현하고 코믹한 춤을 추는 영상으로 22일 현재 유튜브에서만 2억5000만번을 넘는 조횟수를 기록했다.

이 노래의 팬인 이란 젊은이들은 ‘우리는 테헤란에서 행복합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만들어 지난 3월 유튜브에 올렸다. 히잡을 쓰지 않은 젊은 이란 여성 3명과 남성 3명이 ‘해피’를 배경음악으로 건물 옥상과 집, 거리 등에서 춤추고 즐거워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영상이 이란 ‘도덕 경찰’의 눈에 띄면서 지난 20일 관련자 13명 가량이 체포됐다. 또 이란 국영 방송에는 출연 여성 등이 히잡을 쓴 채 경찰에 체포돼 “오디션용 해피 비디오를 촬영한다는 꾀임에 빠진 것”이라고 자백하고, 경찰이 엄단 방침을 밝히는 뉴스가 방영됐다. 이란에선 도덕 경찰이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의 옷차림 등을 단속한다.

이런 사실이 국내외로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퍼렐 윌리엄스는 페이스북에 “젊은이들이 행복을 전파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는 것은 슬픔 이상의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위터에서는 ‘#freehappyiranian’을 주제어로 비판이 들끓었다. 개혁파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행복은 우리 국민의 권리다. 우리는 기쁨에서 초래한 행동들에 지나친 대응을 해선 안된다”라는 자신의 예전 트위터 글을 리트위트하며 체포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체포된 젊은이들 가운데 제작자를 빼곤 모두 일단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번 사건의 향배는 이란 개방 흐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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