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중에도 반군지역 계속 공격
무사히 끝나…정권 유지 명분 다져
무사히 끝나…정권 유지 명분 다져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내전의 포연과 반군의 반발 속에 3일 대통령 선거를 강행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최근 전세에서 승기를 잡은데다 이번 선거로 정권 유지의 명분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비비시>(BBC)는 이날 대선 결과에 대해 “아사드 대통령이 세번째로 7년간의 임기를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표는 반군이 장악하거나 전투가 진행중인 일부 지역을 빼고 정부가 통치하는 지역에서만 시행됐다”고 전했다. 2011년 시리아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된 뒤 아사드 대통령은 복수의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도록 개헌을 했다. 이전에는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찬반을 묻는 형식이었다. 이번에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아사드 외에 두명의 경쟁 후보가 나서는 구도가 형성되기는 했으나, 이들 두 후보는 정치적으로 거의 무명의 인물이어서 아사드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된다.
대선이 진행되는 동안도 알레포의 반군 장악 지역에 대한 정부군의 공중폭격이 계속됐고, 하마와 이들리브 등 주요 도시에서도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하지만 9000여개 투표소에서는 별다른 유혈 사태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 반군 주축세력을 대표하는 시리아국민연합 쪽은 투표를 보이콧했지만 무력 저지에 나서지는 않았다. 또다른 이슬람 반군 세력들도 국민들에게 투표소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직접 유권자를 겨냥하지는 않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날 투표소는 오후 7시에 문을 닫을 예정이었으나 국영방송이 “몰려드는 유권자 때문에” 마감시한을 늘린다고 보도한 뒤 자정까지 문을 열었다. 아사드 대통령도 부인과 함께 삼엄한 경비 아래 다마스쿠스 인근 학교의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다른 후보 두 명도 셰라톤 호텔에서 투표를 마쳤다.
<가디언>은 조슈아 랜디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교수의 말을 따서 “공포의 발로든 애정의 발로든, 국민들을 줄세워 아사드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만드는 것은 그가 지지를 받고 있거나 적어도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는 중요한 절차”라며 “이는 반군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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