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보유한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 10대 가운데 최신형인 조지 부시 호가 지난 4월28일 아라비아해 연안을 항해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위협에 직면한 이라크를 지원하기 위해 14일 조지 부시 항모 전단을 걸프해역으로 급파했다. AP 연합뉴스
ISIL 바그다드까지 위협하자
이란도 혁명수비대 2천명 파병
이란도 혁명수비대 2천명 파병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면서, 미국이 걸프해역으로 항공모함을 급파하는 등 본격 개입에 나설 태세다. 이라크와 8년 전쟁을 벌였던 ‘앙숙’ 이란도 지원병력 2000명을 전격 파병했다.
15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초대형 니미츠급(만재 배수량 10만t 이상)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부시 호를 이라크 인근 걸프해역으로 이동시켰다. 1991년 제1차 걸프전을 주도했던 ‘아버지 부시’의 이름을 딴 이 항모는 유도미사일 순양함 ‘필리핀해’ 호와 구축함 트럭스턴 호의 호위를 받는다. 두 함정에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정밀 유도무기 수백기가 장착돼 있다.
항모 전단 뿐이 아니다. 미 국방부는 누리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요청으로 무인기(드론)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군의 무인기는 통상적인 정찰 업무 외에 특정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 이라크 공습 준비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전면 철군한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행동으로 평가된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한 이후 러시아 견제를 위해 지중해 연안에 배치됐다가 아라비아해 북부로 이동했던 조지 부시 호를 걸프해역에 투입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공습은 물론 공중전에 대비한 전투기의 해상 발진기지까지 확보하게 된 셈”이라고 짚었다.
앞서 지난 1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소속 무장세력은 하룻만에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불과 140km 떨어진 사담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까지 파죽지세로 남하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시아파가 주축인 이란 쪽은 혁명수비대 소속 특수전 부대인 쿠드스 여단을 중심으로 한 병력 2000명을 전격 파병했다. 이들은 14일 이라크 국경을 통과해 바그다드 방어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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